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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신은경의 폭주가 안방극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렇듯 남씨는 김혜진을 죽인 범인으로 밝혀졌고 사건은 점차 해결되는 듯 보였다. 한소윤이 김혜진의 죽음을 들쑤시는 내내 불안해했던 윤지숙(신은경)도 안정을 찾았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했다. 남씨의 아내가 윤지숙에게 전화를 걸어 "내 남편이 다 뒤집어썼다. 더는 못 견뎌, 못 참겠어"라고 울부짖은 것. 남씨가 진짜 범인이 아님을 예고하며 또 한 번 사건을 흔들었다. 종영을 코앞에 둔 '마을'의 비장의 카드, 마지막 반전이었다.
눈엣가시였던 시어머니 옥여사(김용림)가 죽자마자 곧바로 유품을 정리하는 등 이중성을 드러낸 윤지숙. 옥여사가 죽고 난 뒤 남편 서창권(정성모)으로부터 이혼서류를 받아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지만 이에 굴할 윤지숙이 아니었다.
이혼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하게 나가는 서창권에게 윤지숙은 "노회장(노정탁)이 근래에 안 보인다. 듣기로는 야산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는데 왜 나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라며 서창권을 옥좼다. 서창권이 노회장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윤지숙이 이를 이용해 서창권의 이혼을 없던 일로 만들려던 것이었다. 여기에 "아직도 날 모르나? 나는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무조건 손에 넣어야 한다"고 섬뜩한 야욕을 드러냈다.
서창권의 기세를 한풀 꺾은 윤지숙은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딸 유나(안서연)를 알뜰살뜰 챙기며 '다정한 엄마'로 돌아왔다. 아치아라 마을의 사건들이 윤지숙의 바람대로 묻혔고 동생 강주희(장소연)는 이런 윤지숙을 향해 "언니는 좋겠다. 원하는 대로 다 이뤄서"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듯 아치아라의 괴물 윤지숙을 연기한 신은경은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광기로 시청자를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었다. 엔딩께 김혜진의 목을 조르는 윤지숙의 모습은 오금이 저릴 정도로 공포를 자아냈다. 세상 둘도 없는 가여운 여자, 착한 엄마였다가도 이내 소름 돋는 광기를 드러내는 '미친 연기력'을 뽐냈다.
최근 전 소속사로부터 채무를 갚지 않았다며 민사소송을 당한 사건부터 1억원의 호화 여행 논란, 전 남자친구의 민사소송, 장애1급 아들 방치까지 온갖 구설에 휘말리면서 대중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는 신은경. 동시에 연기력만큼은 논란의 사생활과 달리 극찬세례를 받고 있다.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폭발적인 연기력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
아픈 아들을 8년간 방치했다는 심은경과 친딸인 김혜진을 사지로 내몬 윤지숙의 기막힌 일치. 웃프게도 심은경은 '마을'에서 '인생연기'를 펼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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