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유있는 반란이다.
걸그룹들이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언프리티 랩스타2'는 여성 래퍼들이 컴필레이션 앨범 트랙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프로그램. 현재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이들은 원더걸스 유빈, 씨스타 효린, 피에스타 예지, 포미닛 전지윤,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 문수아 등 5명이다.그런데 왜 이들은 청순하고 귀엽고 예쁘고 섹시한 이미지를 버리고 굳이 이 곳을 찾았을까.
심지어 리스크도 상당하다. 작은 실수도 큰 위기를 부른다. 공격적인 힙합 프로그램 성향 상 개인이 받게될 상처도 있다. 실제로 효린은 1회 등장 때 다른 참가자들로부터 "여기 왜 나왔냐", "가사는 직접 쓰냐"는 등의 디스를 받기도 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시작부터 신경전에 휘말렸던 것. 무엇보다 실력이 확실히 드러난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본인의 랩 실력, 작사 실력이 동반돼야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통 걸그룹은 자기의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누군가가 만들어 준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기에 '가사는 직접 쓰냐'는 등 선입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함께하는 출연진이 언더그라운드에서부터 잔뼈가 굵은 상대임에도 이들과 엇비슷한 실력을 갖고 있어서는 호평받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예지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6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다는 경력이 때문인지 17세 어린 나이에는 괜찮은 랩핑을 선보이고 있음에도 자신의 색을 찾지 못했다는 시선도 받고 있다. 전지윤 역시 첫 등장부터 매우 다른 의미로 깜짝 놀랄만한 랩실력을 공개해 질타를 받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1차적인 이유는 인지도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소위 말하는 뜨는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파급력이 있다. 한번 방송에 출연하면 어떤 쪽으로든 관심을 받게 된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심리라는 것. 한 방송 관계자는 "실력을 인정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고 그 반대 경우라도 인지도 상승 효과는 분명하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인 셈"이라고 밝혔다.
자아찾기의 연장선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전지윤은 "다 버리고 나왔다. 큐브 등딱지 떼고"라는 신고식 랩을 선보였다. 예지는 "그냥 가사를 한번 세게 쓰고 싶었다. 아이돌 이미지 때문에 차분한 성격에 화도 못 낼거라고 생각한다. 청순하고 귀여울 것 같다고만 생각해서 나만의 다른 똘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나를 보여줄 수 있는 방송을 하고 싶었다. 만들어진 이미지 말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풀어져 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1을 볼 때마다 인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 냄새가 났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제작진 쪽에서도 걸그룹은 놓칠 수 없는 카드다. 일단 기본 팬덤이 있기 때문에 화제성과 파급력이 있다. 또 섭외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최근들어 힙합씬이 주목받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아이돌 시장에 비하면 비주류다. 더욱이 남성 래퍼에 비해 여성 래퍼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걸그룹 멤버는 딱 좋은 카드가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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