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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가면이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요소인 만큼, 제작진은 가면 디자인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올스타'(2013) 우승자 출신으로 현재 제쿤 옴므라는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황재근 디자이너가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면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
"정확히는 세지 않았지만 한 100개 정도 만든 것 같다. 출연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2배수 정도로 가면을 만들고, 제작진과 매치하면서 가면을 고른다. 지금하기에는 시기가 안 맞으면 다음 번으로 넘기기도 하고, 추가로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 합주날 전에 대략적으로 만들어서 사진을 보내면 연습 당일 출연자가 최종 결정된다. 한 회 출연자는 8명이지만 예비 가면을 더해 9개~10개 정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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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을 전문으로 다루던 디자이너에게 가면의 디자인을 맡긴다는 것은 색다른 발상이었다. 가면 디자인이라는 것이 생소할 수 있었음에도 선뜻 받아들인 황재근 디자이너의 도전정신도 호쾌하다.
"반가웠다. 내가 다닌 앤트워프도 아방가드르한 패션을 추구하는 편이라, 못 다루는 영역이 없다.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극대화하는 것에 익숙했었다. 악세서리나 헤어피스 좋아해서 가면이 낯설지 않았다. 얼굴에 씌어질 뿐이지 요소나 디자이너 콘셉트를 담아내는 것이니까. 다만 어려운 점은 실질적으로 가면을 썼을 때 출연자가 편해야 하고, 콘셉트가 명확히 드러나야 된다는 점, 그리고 패셔너블하거나 멋있기만 할 필요는 없다는 점. 그런 것들이 오히려 어려웠다. 한 두 회 하다 보니 대중성 독특함 사이에서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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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이번에 페트병에 든 것 했으면, 다음엔 유리병에 든 와인 같은 것을 해보자' 이런 식이랄까. 그런 식으로 이전 회차랑 연결 되기도 하고, 그때 그때 트렌드에 맞춰 만들기도 한다. 가을이니까 단풍이나 귀뚜라미, 군고구마를 아이디어로 활용한다던가. 사람들이 즐거워하거나 유행하고 있는 것들을 반영하기도 한다. 가면 소재가 될 수 있는 아이템을 데이터베이스 식으로 나눠서 저장해 두고 있다."
혹시 가면에 대해 특별히 요구하는 출연자도 있는지 묻자, 황재근 디자이너는 "제작진에서 정해주시기도 하지만 출연자들한테 의사를 물어본다. 대부분 받아들이시는데 혹시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바꾸기도 한다. 가면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콕 집어 '이거 쓰면 안 되냐'고 하기도 한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제가 가면 디자이너로 좀 알려지면서 그런 요구들이 많이 줄었다"고 너스레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복면가왕' 촬영장에서 보이지 않지만 늘 그가 있다. 리허설 때와 헤어스타일이 바뀌거나 메이크업 때문에 가면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영역에 과감히 뛰어는 황재근 디자이너의 도전과 장인 정신, 마지막까지 손을 놓지 않는 섬세함. 이 같은 디자이너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면이 '복면가왕'의 트레이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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