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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이경규가 물었다 "제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요"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5-09-16 08:31


이경규. 사진=TV조선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연예계에서 나이는 엄청난 무게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하고 뉴 페이스가 속출하는 예능판이라면 그 무게는 갑절로 더해진다.

적자생존이 판치는 야생같은 예능판에 50대 중반의 페이스메이커(중장거리 경주에서 자신의 능력보다도 빠른 페이스로, 또한 다른 선수의 목표가 될 만한 스피드로 다른 선수를 유도하거나 앞질러 가는 러너)가 있다. 함께 험난한 길을 달려주는 노장이 있었기에 후배 유재석 강호동도 '나이탓' 핑계의 매너리즘을 피할 수 있었다.

이는 '예능대부'로 불리며 30년을 건재하게 활동해온 개그맨 이경규(55)의 이야기다. 단단해보이기만 한 그도 타인의 눈으로 자신의 인생 궤도를 한번쯤 점검하고 싶었을까. 이경규가 기자들에게 '진짜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경규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진행한 TV조선 '이경규의 진짜 카메라' 공식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정말 궁금한 게 있다"며 "제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요"라고 의미심장한 질문을 툭 던졌다.

앞서 기자들의 질문세례를 여유있게 받아낸 그였지만,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자 자신만의 솔직한 질문을 던진 것.

누구도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예능 격변지에서 스스로 오랜 시간 '대부'의 자리를 지켜온 그에게 일종의 '수명'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

이경규는 공중파에서 케이블로 가장 먼저 발을 내딛은 예능인이다. 그의 발걸음으로 후배 전문 MC들의 이동이 훨씬 편해졌다. 지상파-케이블-종편 등 방송사 채널보다는 콘텐츠의 중요함을 누구보다 먼저 인지하고 행동에 옮겼다.

최근 4년간 토크쇼의 정석 SBS '힐링캠프'를 진행했고, 부녀 관찰예능 SBS '아빠를 부탁해'와 로드 버라이어티 KBS2 '나를 돌아봐'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예능에도 참여중이다. 또한 TV와 인터넷을 결합한 SBS 파일럿 예능 '18초' 진행을 흔쾌히 맡아 웹접목 예능에도 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이경규 몰래카메라. 사진=스포츠조선DB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에 주춤하지 않고 항상 '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그의 노력은 자신의 생일 발언에서도 드러났다.

이경규는 "34세 생일 이후로 생일 파티를 하지 않았다"며 "34세 이후로 난 나이를 먹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며칠 전 생일이었는데 그냥 넘어갔다"며 "딸 예림이도 문자 하나 보내고 만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멀리서 "70대까지 하셔야죠"라는 답이 들리자 자신감을 얻은 이경규는 "최근 딸 예림이가 학교에 강의를 한번 해달라고 부탁해 젊은 친구들 앞에 섰다"며 "빵빵 터지는걸 보고 내가 아직 죽지 않았구나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번엔 1인 단독 MC 도전이다. 매주 '화성인'을 연상케하는 새로운 독특한 일반인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끌어내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역할이다.

이경규는 "이번 '진짜 카메라'는 과거의 '몰래카메라', '힐링캠프', '화성인 바이러스' 등 지금까지 해온 모든 프로그램에서 체득한 모든 것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어 "내 이름을 건 '이경규쇼'는 70세 이후 삶이 더 풍족할 때 도전 해보고 싶다. 지금은 아니다"라면서 "지금 '이경규쇼'를 해서 망하면 내가 망한다. 하지만 '이경규의 진짜카메라'라면 망해도 '진짜 카메라'가 망하지, 내가 망하진 않는다"며 70대까지 건재한 예능인이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이경규의 진짜 카메라. 사진=TV조선
역대 예능인 순위로 따진다면 이경규의 이름은 후배 유재석에 밀릴 지도 모른다. 하지만 꾸준함과 적응력으로 따진다면 가히 역대 최강급이다. 20~30년전의 '일밤' 보조 MC부터 시작한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와 '양심냉장고'는 아직도 전설로 남은 예능이다. 콩트 연기도 수준급이었던 그는 이후 '복불복쇼' '남자의 자격' '전파견문록' '붕어빵' '육감대결' 등 아이들 대상, 퀴즈 콘셉트, 팀예능 등 대상을 불문하고 활약해왔다. 현재 프로그램까지 종합한다면 콩트-토크-버라이어티-리얼-관찰 등 예능의 모든 장르를 섭렵한 대가 중의 대가다.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는건 따로 있다. 30년을 활동하면서 그 흔한 음주운전에도 거론되지 않은 '無스캔들 예능인'이라는 점이다.

그런 그가 2005년까지 진행한 MBC '전파견문록' 이후 10년만에 단독 MC에 도전한다. 15일 첫 방송한 TV조선 '이경규의 진짜 카메라'로 세상에 숨어있는 특별한 사연의 주인공을 만나 시청자에게 전하는 관찰 토크쇼로 또 한번 예능인 이경규를 시험대에 올렸다.

'지천명' 이경규의 예능 도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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