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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복면가왕', 개그맨-팝페라 맞대결 가능했던 이유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5-09-14 10:39 | 최종수정 2015-09-14 10:57


MBC '일밤-복면가왕' 임형주와 김영철 <사진='복면가왕' 방송화면>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개그맨 김영철과 팝페라 테터 임형주의 만남은 '복면가왕'이 아니었다면 볼 수 없었을 색다른 무대였다.

MBC '일밤-복면가왕' 연출자 민철기 PD는 14일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두 사람의 출연 뒷이야기와 이들이 듀엣을 펼치게 된 배경에 대해 밝혔다.

민 PD는 "임형주 씨는 '복면가왕'에 출연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주셨다"며 "방송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멋진 무대를 보여 주고 싶어 하셨다"고 말했다.

민 PD는 "알고보니 임형주 씨가 가요 리메이크 앨범을 낸 적도 있더라"며 "이번 무대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사의 찬미'를 꼭 부르고 싶어 했다"고 노래 선곡 배경도 전했다.

김영철의 경우 노래를 좀 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제작진이 섭외에 나섰다. 의외로 미성이고 노래도 잘 해 제작진의 기대가 컸다고 한다.

민 PD는 "그런데 방송에서 예상외로 너무 빨리 정체가 드러났다. 김영철 씨도 금방 판정단이 알아채버려서 당황했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전했다

이어 "평소 이미지가 노래와는 거리가 있으실 것 같지만 의외였다. 수준급의 실력은 아니지만 편견을 벗길 수 있는 분이신 것 같았다. 의외의 면모를 보여주신 것 같다"고 출연의 의미를 짚었다.

김영철과 임형주라는 조합도 인상 깊었다. 가수가 아닌 개그맨과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의 만남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음색'때문이었다.


민 PD는 "음색의 조화를 주로 본다"며 "임형주 씨가 워낙 미성이고 감미로운 목소리인데 김영철 씨도 의외로 미성이더라. 그래서 잘 어울릴 수 있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판정단에게 금방 들켜버렸지만 임형주는 연습 과정에서도 김영철의 정체를 전혀 몰랐다. 임형주는 방송에서 밝힌 것처럼 김영철의 노래를 들은 뒤에도 자신에게 실력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비가수인 것처럼 부르는 줄 알고, 그의 정체와 진짜 실력을 궁금해 했다는 후문.

한편, 두 사람은 '복면가왕'에서 각각 '상남자 터프가이'(임형주)와 '피타고라스의 정의'(김영철)이라는 이름으로 1라운드에서 대결을 펼쳤다. 임형주는 2라운드 준결승에서 '금은방 나비부인' 서영은을 상대로 이겼으나, 다음 라운드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와 대결에서 윤심덕의 '사의 찬미'를 부른 후 아쉽게 가면을 벗게 됐다.

이번 김영철과 임형주의 만남은 특히나 다시 보기 힘든 무대였다. 임형주는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로 뉴욕 카네기홀 3개의 홀을 모두 정복한 최초의 한국인 음악가다. 2010년 UN본부가 수여하는 UN평화메달을 역대 최연소 및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김영철은 최근 '대세'로 떠오른 개그맨으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하고 있다.

이처럼 그 활동 분야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의 만남, '복면가왕'이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 이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줬음은 물론 두 출연자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두 사람의 맞대결은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 무대였기에 가능했을 것. 가면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복면가왕'의 룰이 또 한 번 빛을 발한 한 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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