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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가면의 힘이 또 한 번 놀라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가면을 벗은 그의 정체는 크게 놀랍지 않았다. 앞서 시청자들은 부드러우면서도 힘있는 목소리, 특유의 음색과 고음 창법 등을 거론하며 임형주를 유력 후보로 추측해 왔던 상황이기 때문.
임형주 뿐만이 아니다. 그와 1라운드 대결에서 조성모의 '너의 곁으로'를 열창했던 김영철 또한 고음 부분에서 특유의 목소리를 드러냈고, 정체는 금방 탄로났다.
하지만 김영철과 임형주가 한 무대에서 듀엣을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복면가왕'의 차별화가 또 한 번 드러났다. '복면가왕'은 그간 선후배 가수를 비롯해 배우, 뮤지컬 배우, 개그맨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신선한 조합을 선보였다.
이번 김영철과 임형주의 만남은 특히나 다시 보기 힘든 무대였다. 임형주는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로 뉴욕 카네기홀 3개의 홀을 모두 정복한 최초의 한국인 음악가다. 2010년 UN본부가 수여하는 UN평화메달을 역대 최연소 및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김영철은 최근 '대세'로 떠오른 개그맨으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하고 있다.
이처럼 그 활동 분야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의 만남, '복면가왕'이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 이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줬음은 물론, 두 출연자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체를 밝힌 임형주는 "연습할 때 상대방을 눈치채지 못했느냐"는 판정단의 질문에 "'피타고라스의 정의'가 진짜 실력을 감추고 있는 줄 알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영철은 '복면가왕' 출연 계기에 대해 "모 음악 방송에서 '기억의 습작'을 불러서 감동을 줬다. 웃음뿐만 아니라 감동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김영철은 이어 각종 성대 모사를 뽐내 웃음을 자아냈다.
임형주는 "이런 옷을 입고 무대에 오른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아직도 팝페라라는 장르를 오페라 만큼 생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로 가면을 쓴 이유는 다르지만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만은 분명했다. 가면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복면가왕'의 룰이 또 한 번 빛을 발한 한 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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