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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가 2PM 이준호를 주목하는 이유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08-14 08:51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올해 한국영화계는 또 한 명의 걸출한 신예를 발견했다. '스물'에 이어 '협녀, 칼의 기억'까지 올해만 두 편의 영화를 선보인 2PM 이준호다.

2013년 영화 '감시자들'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이준호는 '협녀, 칼의 기억'과 '스물'에 연달아 캐스팅 되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드라마나 뮤지컬로 연기를 시작하는 대다수 아이돌과는 달리 영화로 데뷔해 영화에서 연기력을 쌓고 있다. 이준호만의 차별화된 행보다.

13일 개봉한 '협녀, 칼의 기억'은 이준호의 두 번째 영화 출연작이다. '스물'보다 먼저 촬영했지만, 개봉이 늦어지면서 이제야 관객을 만나게 됐다. 촬영을 종료한지 벌써 1년 반 가까이 지난 작품이다.

이준호는 이 영화에서 대선배 이병헌과 전도연, 충무로 기대주 김고은과 호흡을 맞췄다. 세 배우에 비해 이준호의 분량은 많지 않다. 하지만 존재감까지 뒤지는 건 아니다. 극의 주요 변곡점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빛나는 조연이다.

영화는 민란이 끊이지 않던 고려 말을 배경으로 뜻이 다른 세 검객의 숙명을 그렸다. 고려를 탐한 검 유백(이병헌), 대의를 지키는 검 월소(전도연), 복수를 꿈꾸는 검 홍이(김고은), 세 캐릭터가 비극적으로 얽힌다. 이준호는 고려 최고의 무사 유백의 심복이자 유백에게 충성을 맹세한 무사 율 역을 맡았다.

극의 도입부, 율은 유백이 개최한 무술대회에서 화려한 검술을 뽐낸다. 홍이는 일취월장한 무술 실력을 겨뤄보고자 무술대회에 난입해 율을 만난다. 홍이가 여자라는 걸 알게 된 율의 미묘한 감정 변화 이후 두 사람의 소박한 로맨스도 곁들여진다.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거운 흐름에서 두 사람의 풋풋한 감정은 극의 숨통을 틔운다.

이준호는 안정적인 연기로 극을 뒷받침한다.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많은 이병헌 앞에서도 좀처럼 기가 죽지 않는다. 힘들게 갈고 닦은 액션 연기도 수준급. 몸놀림은 날렵하고, 검에는 힘이 실려 있다. 특히 고려 최고의 권력자 존복(김태우)을 찾아가 그에게 굴복하는 척하면서 음모를 실행하는 장면에선 뜻밖의 카리스마도 엿보인다. 김고은과의 케미도 좋다. 홍이로 인해 율이 심적 변화를 겪게 되는 계기를 짧은 장면 안에서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협녀, 칼의 기억' 현장 스태프들은 이준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 제작 관계자는 "이준호가 신인답지 않게 연기력도 탄탄하고 무엇보다 현장을 대하는 자세가 겸손하고 진지해서 이준호와 함께 일해본 스태프들은 이준호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준호가 조각 같은 외모가 아닌데도 스크린에선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거듭 이준호를 칭찬했다. 또 "가수로는 최정상의 위치에 있음에도 연기를 할 때는 역할이 크고작음에 관계없이 신인의 자세로 배우려는 모습이 기특하다"며 "앞으로도 영화계에서 크게 활약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호의 데뷔작 '감시자들'의 공동 연출자인 김병서 감독은 '협녀, 칼의 기억'의 촬영감독이다. 두 작품 연속으로 인연이 이어졌다. 이준호에 대한 영화 관계자들의 믿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협녀, 칼의 기억'은 개봉이 늦어지면서 편집 작업만 22번 했다. 약간씩 다른 22개의 버전이 있는 셈. 그러면서 이준호의 출연 장면도 약간씩 편집됐다. 이번 개봉 버전에서는 율이 유백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장면 등이 불가피하게 삭제된 것으로 전해진다. 율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장면이었던 터라 관계자들의 아쉬움도 짙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배우로 단단하게 여물고 있는 이준호의 모습을 이 영화를 통해 확인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suzak@sportschosun.com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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