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유재석-강호동, 비지상파行 '과감한 결단vs안전한 도전'

유재석 강호동 <사진=스포츠조선DB>

'국민MC' 유재석과 강호동의 비지상파를 향한 발걸음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유재석은 지난달 종합편성채널 진출을 선언해 화제를 모았다. 8월 방송 예정인 JTBC 신규 파일럿 프로그램 'TWO유 프로젝트'(가제) 메인 MC로 나서는 것. 프로그램의 색깔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TWO유 프로젝트'는 가수 유희열이 또 다른 진행자로 나서 유재석과 호흡을 맞춘다. 지난 2013년 MBC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듀엣 '하우두유둘'로 찰떡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의 재회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유재석의 종편 진출에 이어 강호동은 케이블 진출 소식을 전해 또 한 번 방송가를 떠들썩하게 했다. 강호동은 tvN으로 이적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나영석 PD와 손잡았다.

지난 17일 강호동이 나영석 PD와 만나 새 예능을 기획중인 사실이 전해졌다. '신서유기'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이 예능은 TV 방송이 아닌 인터넷으로 공개되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디지털 콘텐츠'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지상파 예능을 고수해 오던 이들의 비지상파 행보는 상당한 파격으로 보여진다. 이들은 비지상파의 엄청난 출연료제시에도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만 고집했다. 방송에서 잠정은퇴 했던 강호동은 종편과 케이블의 잇단 러브콜도 마다하고 SBS '스타킹'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과감한 결단으로 보이는 이들의 움직임이 오히려 당연한 선택이라는 반응도 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과 '런닝맨' 등 외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강호동의 경우도 '무릎팍도사', '달빛 프린스', '맨발의 친구들' 등 복귀이후 맡은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저조로 잇따라 폐지돼 '위기론'까지 대두됐다.

반편 종편 JTBC '냉장고를 부탁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히든싱어', '썰전', '마녀사냥', 케이블 tvN '꽃보다 할배',삼시세끼' 등 새로운 포맷의 예능이 인기를 얻으며 방송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시청자들도 실험적인 예능에 박수를 보내고 있으며, 지상파 예능이 비지상파 시청률에 밀리기도 한다. 특급 MC들의 비지상파 진출이 어찌보면 당연한 분위기다.

특히 유재석과 강호동이 손잡은 제작진의 면면은 이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조심스러웠음을 엿볼 수 있다. 두 사람의 선택에는 비지상파가 지상파와 어깨를 견주는 방송 환경과 신뢰로 다져진 검증된 인맥이 밑바탕에 두고 있다.

유재석이 MC를 맡은 신규 프로그램은 '비정상회담'과 '크라임씬2'의 책임 프로듀서인 윤현준 PD가 담당한다. 윤 PD는 KBS '해피투게더-쟁반 노래방'시절부터 '해피투게더-프렌즈'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을 함께 해왔다.

제작진은 "오랜 인연이 있었던 윤현준 PD에 대한 의리와 믿음, 프로그램의 참신한 기획 등이 유재석의 JTBC행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호동은 KBS2 '1박2일'로 오랜 인연을 다져온 나영석 PD와 손잡았다. 나영석 PD는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시리즈로 tvN에서도 대박을 터뜨렸기에, 강호동의 부활이 머지 않아 보인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유재석과 강호동의 새롭고 파격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신중한 행보임을 알 수 있다"며 "결국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사람과 다시 손잡았다. 안전한 선택을 한 셈"이라고 보기도 했다.

그것이 새로운 결단이든, 아니면 흐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상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유-강의 이탈은 방송가에 새로운 지갗동을 예고하고 있다. 스타 MC로 승부하던 시대는 진작에 지났으나, 채널 파워 또한 점차 힘을 일어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결국은 콘텐츠의 힘이 방송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여러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시도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이번에는 오로지 좋은 기획과 사람의 힘을 믿고 선택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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