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이을용, 이운재. 이들도 축구 영웅이기 이전에 형이자 동생이고,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였다. 그라운드 위에서 그 누구보다도 화려한 시절을 보냈고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으로 '1초 박상면'란 닉네임까지 얻은 이운재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력 테스트 시간 30분 안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야 했던 선수들의 경기가 점점 격렬해지자, "다칠까봐 불안불안하다"며 진심으로 선수들을 걱정했다. 경기장에 조금 늦게 나타난 후배 안정환, 이을용을 기다릴 때는 "어린 것들이 일찍 다녀야지"라며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절친' 안정환, 이을용의 '브로맨스'도 색다른 볼거리였다. 선수 유니폼을 착각했던 이을용에게 "이제 색깔도 구분 못하냐"며 안정환이 선방을 날렸다. 다음 날 이을용은 "네 얼굴 보니까 내 얼굴이 다 아프다"라고 반격을 시도했지만, "호랑말코 같은 소리 하고 앉아 있네"라는 말에 또 한 번 일격을 당해야 했다. 안정환에게 과묵한 '잽'을 날렸던 이을용과 이를 무력화시키는 안정환의 입담은 깊은 우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시청자들 역시 게시판을 통해 "정환이 형 믿습니다. 파이팅",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을용이형 힘내요"라며 '형'이라는 호칭을 사용, '청춘FC'의 두 공동감독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며, 이들의 친숙하고 따뜻한 인간미에 동화돼가고 있다. 앞으로도 사람 냄새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축구 레전드들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오는 18일(토) 밤 10시 25분 KBS 2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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