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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 vs 김윤석 vs 황정민, 중년 배우들의 범죄스릴러가 온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06-12 06:31




'형사 연기'의 최강자를 뽑는다면 누가 후보에 오를까. 저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단박에 떠오르는 얼굴들의 교집합을 살펴보면 대체로 손현주, 김윤석, 김상경, 마동석 등이 거론될 것이다. 모두 40~50대 중년 남자배우들이다. 최근 중년 배우들이 형사 캐릭터를 내세운 범죄스릴러 장르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손현주는 5월 14일 개봉한 영화 '악의 연대기'로 극장가를 점령한 외화들의 맹공 속에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10일 기준으로 누적관객수 216만 명. 올해 상반기 개봉한 한국영화 중 '국제시장'(1425만),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387만), '스물'(304만), '강남 1970'(219만)에 이어 흥행 순위 5위다. 다른 영화들이 1~2월 성수기에 개봉한 것과 달리 '악의 연대기'는 비수기인 5월에 개봉했음에도 상당한 선전을 펼쳤다.

이 영화는 특진을 앞두고 우발적인 살인사건에 휘말린 베테랑 형사가 자신의 악행을 숨기려다 더 큰 범죄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손현주는 악역에 가까운 캐릭터임에도 명불허전 연기로 관객을 설득해 심정적 지지를 보내게 만들었다. 데뷔 22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숨바꼭질'로 560만 관객을 끌어모은 데 이어 '악의 연대기'로 또 한번 흥행파워를 입증하며 스릴러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차기작 '더 폰'도 스릴러 장르다. 최근 출연 제안을 받는 작품의 70%가 스릴러일 만큼 충무로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극비수사'엔 또 한명의 '명배우' 김윤석이 등장한다. 1978년 부산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유괴사건을 다룬 이 영화에서 김윤석은 소신과 집요함으로 사건을 해결해가는 형사를 연기한다. 액션이나 반전 같은 영화적 장치 없이도 범인을 추적해 가는 과정이 상당히 긴박한데, 영화의 정직한 화법에 상응하는 김윤석의 투박하면서도 힘 있는 연기가 큰 몫을 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김윤석이 '형사다운 형사'를 연기한 건 이번 작품이 처음이라는 사실이다. '거북이 달린다'에선 게으른 공무원에 가까운 형사였고, '추적자'에선 전직 형사 출신 포주였다. 김윤석은 "한국 남자배우 중 형사를 연기해보지 않은 배우가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도 "'극비수사'의 경우 양념 필요 없이 캐릭터와 이야기를 따라가면 된다는 점에서 독특한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여름에는 황정민이 범죄와 한판 대결을 펼친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테랑'에서 신념과 원칙으로 사건을 수사하는 광역수사대의 행동파 형사로 분해 재벌을 파헤친다. 류승완 감독이 실제로 광역수사대를 취재해 만들어낸 캐릭터와 이야기가 황정민의 연기를 만나 어떻게 화학작용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황정민은 이 영화에서 박진감 넘치는 액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을 통해 폭주기관차처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신념을 향해 돌진하는 광역수사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시원한 쾌감과 볼거리,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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