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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백'-'피노키오'-'왕의 얼굴', 수목 삼파전 막오른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11-14 05:42


사진제공=MBC

수목 안방극장에 오랜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11월 첫째 주부터 매주 한 편씩 신작 드라마가 차례로 전파를 타고 있다. 지난 5일 MBC '미스터 백'이 포문을 연 데 이어 12일에 SBS '피노키오'가 참전했다. 그리고 오는 19일 KBS2 '왕의 얼굴'까지 합류하면 마침내 수목극 3파전으로 확전된다. 세 작품이 서로 다른 장르인 데다 흥행 파워 있는 배우들이 고루 포진해 있어 섣불리 전력을 가늠하기 힘들다.

먼저 승기를 잡은 건 '미스터 백'이다. 그야말로 '잭팟'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5일 첫 방송 시청률은 14.2%(닐슨코리아 전국기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중계로 동시간대 KBS2 '아이언맨'이 결방한 영향이 없진 않았지만 어쨌든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그러나 첫 방송 이후 시청률은 약간 주춤하다. 6일 방송된 2회는 13.9%, '피노키오'가 첫 방송된 12일 3회는 11.6%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미스터 백'은 동화 '크리스마스 캐롤'의 스크루지 또는 영화 '수상한 그녀'의 남자 버전으로 비교할 수 있는 코미디 드라마다. 첫 방송에서 특수분장을 통해 70대 노인 최고봉을 실감나게 그려낸 신하균의 원맨쇼에 안방극장이 자지러지면서 쏠쏠한 화제몰이를 했다. 30대 청년 최신형으로 다시 태어난 후에도 최고의 관전 포인트는 '하균 神'의 미친 연기력이라는 건 변함이 없다.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평범녀 은하수(장나라)와 로맨스를 펼쳐나간다. 2011년 신하균에게 KBS 연기대상을 안긴 드라마 '브레인'에서의 '멜로'를 잊지 못하는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기대요소다.

그러나 코미디의 힘이 16부 내내 이어지기 힘들다는 게 약점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코미디는 초반부에 강력한 인상을 남길 수는 있지만 코미디의 생명력은 신선함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후엔 그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배우의 연기 못지않게 치밀하고 촘촘한 이야기 전개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사진제공=SBS
동시간대 '피노키오'는 12일 첫 방송 이후 '미스터 백'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피노키오 증후군부터 이종석과 박신혜에 대한 관심,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한 비판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시청률은 7.8%로 동시간대 2위에 올랐다. 지난 주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최종회(5.5%)보다 2.3% 포인트 상승한 수치.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건, 이날 '미스터 백'에서 빠져나간 시청률도 2.3%라는 사실이다. '피노키오'가 '미스터 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피노키오'는 비극적인 가족사로 인해 거짓 이름으로 살아가는 남자와 거짓말을 못하는 여자의 청춘성장멜로를 그린다. 그러나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PD의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익히 보았듯, '피노키오' 또한 감성 로맨스에 '진실'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버무렸다. 남녀주인공이 방송국 사회부 기자가 된 이후부터 이 드라마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 '관상'과 유사한 소재로 법적 다툼까지 벌였던 '왕의 얼굴'도 KBS의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다. 서자 출신으로 세자에 올라 16년간 폐위와 살해 위협에 시달렸던 광해가 관상을 무기 삼아 운명을 극복하고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작품. 연기파 이성재가 선조 역을 맡고, 믿고 보는 서인국이 광해로 호흡을 맞춘다. 중장년층에게 선호도가 높은 사극이란 점이 플러스 요인.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묘수가 궁금해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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