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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방송평] 돈으로 '유혹'하는 사랑? 공감 여부가 관건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4-07-15 11:01



권상우 최지우가 SBS '천국의 계단' 이후 무려 11년 만에 뭉쳤다.

14일 첫 방송된 SBS '유혹'에서는 홍콩 로케이션 촬영으로 이국적인 공간에서 네 남녀의 사랑과 슬픔, 그리고 좌절과 유혹이 긴박하게 전개됐다. 선배의 배신으로 졸지에 10억 빚더미에 오른 석훈(권상우), 그에게 보험증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했던 아내 홍주(박하선), 조기폐경 진단을 받고도 호텔 인수에 적극적인 차도녀 세영(최지우), 내연녀의 죽음과 남겨진 아들의 존재를 알게 된 재벌 민우(이정진)의 사연이 들려졌다. 드라마 5~6회 분량이 한 회에 빠르게 그려졌음에도 각자의 사연이 짜임새있게 그려졌다. 또 배우들의 연기력도 한 몫했다.

줄거리?

돈 때문에 위기에 처한 평범한 부부에게 재벌녀가 '유혹'을 청한다면? 영화 1993년 데미무어,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은밀한 유혹'의 설정과 유사하다. 한 번의 잠자리에 큰 댓가를 주겠다는 영화에서의 설정은 드라마에서 3일의 시간에 10억이라는 거액을 내주겠다는 유혹으로 바뀌었다. 과연 사랑이 돈 앞에서 얼마나 허무하게 깨질 수 있는지 마음 졸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다. 거기에 민우라는 캐릭터가 더해지며, 4각 멜로로 발전하게 된다.


시청률?

첫 방송 시청률은 전국 7.6%(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작 '닥터 이방인'이 12.7%를 기록한 데 비하면 5%이상 낮은 수치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트라이앵글'은 9.1%, KBS2TV '트로트의 연인'은 8.3%를 기록하며 SBS 월화 시청률이 떨어진 데 반사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섣불리 예견할 수 없다. '유혹'이 본방 시청층의 분포가 높은 중장년 층을 공략하는 데다 '흥행커플' 권상우 최지우의 전면 배치는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기대감?

말 그대로 '유혹'이다. '골든크로스', '신의 선물-14일', '빅맨' 등 2014년 드라마는 유독 돈과 권력이면 무엇이든 하는 탐욕의 드라마들을 봤다. '유혹'은 겉으로의 결과 뿐 아닌 '사랑'까지 건든다. 돈으로 사랑도 살 수 있을까. 뻔히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은근히 끌리는 치명적 멜로, 이 강한 스토리가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권상우와 최지우는 '유혹'에서 익숨함과 새로움의 차이로 돌아왔다. 권상우는 SBS '야왕' 초반에서 보여줬던 따스하고도 정감있는 남편으로 돌아왔다. 반면 최지우는 전작 '수상한 가정부'와는 180도 다른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수상한 가정부'와 같이 속내를 알 수 없는 차가움이 깔려있긴 하지만, 그때와는 다른 이기적인 도도함을 담고 있어 세영 역에 제격이었다. 여기에 박하선의 지나친 여성성, 이정진의 과한 남성성이 실타래처럼 엮어진다면 '천국의 계단'이후 또 한 번의 흥행을 기대할 만 하다.


불안감?

기대감과 불안감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불륜이 아름답게 포장됐을 때 JTBC '밀회'처럼 혹평도 동반될 수 있는 것. 거기에 돈에 의한 불륜, 자칫하면 배우들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흐를 수 있다. 그래서 스토리의 개연성이 좀 더 극적이어야 한다. 첫 회에서 세영이 석훈에서 3일의 시간으로 10억을 쳐주겠다는 제안은 시청자들에게 무시무시한 상상력을 안겼다. 영화라면 이 고민만으로도 2시간은 채우고도 남는다. 하지만 드라마다. 드라마에서는 더욱 끈질기게 고민할 수 있는 꺼리가 필요하다. 여기에 주인공들이 더욱 불쌍해 보여야 한다. 모든 것을 갖춘 여자가 사랑까지 강탈한다면 이 드라마는 '밉상' 드라마로 끝날 수 있기에.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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