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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하게 일하고, 휴가를 떠날 줄 아는 여자, 홍은희
박-어떻게 그렇게 바뀔 수 있죠? 지금은 몇 시간씩 주무세요?
홍-4시간 푹 자면 괜찮아요. 양질의 잠 4시간 자면 하루 괜찮아요. 하루를 '빡 세게' 살면 양질의 잠을 잘 수 있어요.(웃음) 몸이 피곤하면 버스에 머리만 대도 자잖아요. 그 느낌이에요.
홍-있죠. 그런데 뭐 받아들여야 해요. 그럴 때는 알게 모르게 표현을 하죠. '나 요즘 한계가 온 거 같다'는 티를 내거나 그러면, 그때는 휴가가 주어줘요.
박-유준상씨가 휴가를 줍니까?
홍-제가 너무 힘들고 좀 쉬고 싶을 때 있잖아요. 작품 끝나고 타이밍이 맞으면 잠깐 휴가를 줘요. 그게 저의 원동력이에요.
박-최근에는 어떤 휴가가?
홍-큰 아이랑 둘이서 뉴욕을 갔다 왔죠. 남편은 일하고 있고, 전 드라마 '대왕의 꿈' 끝나고요. 그 때 힘들었거든요. 박주미씨가 사고 당하면서 갑자기 들어갔는데,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그러면서 아이들 챙기고 하니까, 어떤 보상을 받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그래서 얘기를 했더니, 허락을 해줬어요.
박-마음고생 많았을 텐데 그걸 잘 해내고, 아이들 까지 잘 챙기고. 뉴욕 안 갔다 왔으면 어땠을까요?
홍-울고 있겠죠. 다크서클도 이만큼 내려오고.(웃음)
박-엄마도 시간이 필요해요. 아빠만 필요한 게 아니라요.
홍-그런 시간은 남편들이 좀 배려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박-여행 가는 거 말고, 스트레스 받을 때 어떻게 풀어요. 집에서나 동네에서요?
홍-집에서는 풀 순 없어요. 나가서 풀어야죠. 차에서 혼자 운전하면서 노래도 크게 부르고요. 특별히 쌓였다고 푸는 게 아니라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도 있고요. 가끔 회식을 빌미로 과음 할 때도 있고요. 그러고 나면 많이 풀리는 거 같아요. 합법적으로 늦게 늘어갈 수 있으니까요. 그럴 때는 '아! 재밌다' 그러죠. 혼자 극장도 많이 가요. 극장가면 저 같은 분들 많이 계시더라고요. 어머니들이 혼자 오시더라고요. 그렇게 혼자 사색을 즐기면서 커피 한 잔 사가지고 들어가죠.
박-얘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이 여자 매력 있다'란 생각이 들어요. 유부녀 홍은희 어땠어요?
홍-전 보기보다 활발해요. 제 이미지가 일찍 결혼한, 단아한, 참한 여자인줄 알고 계신데, 오해에요. 전 안 그래요. 실제는 쾌활하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소파에 엉덩이 붙였다가도 바로 일어나는 스타일이에요. 좀 즉흥적이고 화끈한 스타일인데, '내가 한 거만큼은 후회하지 말자'라는 신조가 있어요. 그 거에 비쳐봤을 때 잘 해오고 있어요. 잘 살았어요.(웃음)
박-지금 이 순간에 새로운 꿈이 있나요?
홍-연극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 많이 했어요. 무대 경험을 해보니까, 아 배우들이 왜 이걸 계속 놓지 않으려는지 알겠더라고요. 그런데 참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아요. 연습시간에 올인 해야 하니까요. 이런 상황이 다 맞으면, 연극무대에 조만간 섰으면 해요. 빨리 서고 싶어요.
박-마지막으로 홍은씨처럼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게 힘들었던 엄마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홍-어디서 들은 말인데요. 사람은 힘든 고통의 양이 같아서 사는 동안 그걸 다 써야 그게 없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저 역시 그런 힘든 시간이 있을 때 그 양을 채우고 있구나 생각을 했어요. 그 고비를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보상의 시간이 올 거라고 확신하시고, 엄마들에겐 긍정의 힘이 있잖아요. 그런 좋은 힘으로 때를 잘 넘기시면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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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남편 유준상의 아내는 역시 남편 못지않은 '국민아내'였다. 연기자로, 예능MC로, 두 아들의 엄마로, 대한민국 모든 여자들이 부러워하는 국민남편의 사랑스런 아내로, 어느 하나 부족함 없는데다 아이돌 뺨치는 동안외모까지…. 스물네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누구보다 먼저 유준상이라는 남자의 진가를 알아본 그녀의 안목이 놀랍고, 일찍 결혼한 이유가 궁금한 내게 홍은희는 '좋은 남자라는 확신이 들었고, 그래서 결혼이 전혀 망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힘든 일도 있지만, 싫다고 투정부리지 않고 묵묵히 견뎌내다 보면 다 지나가기 마련이고, 좋은 일에 감사하면서 성실히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는 그녀의 담담한 이야기가, 서로 너무 닮은 모습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걷는 부부의 풍경이 참 멋져보였다.
한편, '박경림의 엄마꿈 인터뷰-홍은희 편'은 4일 오후 7시에 케이블TV 여성채널 트렌디에 볼 수 있다.
정리=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