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추적자'팀이 드디어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추적자'는 한국 드라마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을 받으면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 때문에 '추적자'를 만들었던 조남국 PD와 박경수 작가의 컴백을 손꼽아 기다렸던 드라마팬들이 많다. 이들에게 오는 1일 첫 선을 보이는 SBS 새 월화극 '황금의 제국'은 단비 같은 드라마다.
하지만 '추적자'는 이같은 우려를 한방에 날려버리며 2012년 최고의 드라마로 인식됐다. 거기다 '드라마는 역시 대본이 좋아야 한다'는 공식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작품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황금의 제국'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다. PD 작가 뿐만 아니라 박근형 손현주 류승수 장신영 등 '추적자'의 핵심 조합들이 총 출동하기 때문이다.
연기, 말이 필요없다
이번 작품을 임하는 배우들의 자세는 그들의 말에서 엿볼 수 있다. 고수는 지난 25일 진행된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NG는 내라고 있는 것인데 이 팀은 도대체 NG를 안낸다. 그래서 나도 안내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해올 수밖에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요원 역시 이 자리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드라마 내용 자체도 인물들간 기싸움이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이미 '추적자'로 인해 경험을 해본 류승수도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현장에서 배우 분들이 연기를 살벌하게 하신다. 마치 연기 서바이벌을 하는 느낌이다"라며 "한번 겪어보고 나니 사실 많이 부담스러워 준비를 더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이야기 괜찮을까
물론 의구심이 드는 부분도 있다. '추적자'는 복수라는 소재를 가진 스릴러 드라마였다. 긴박한 구성과 빠른 스토리 전개가 '추적자'의 최강점이었다. 하지만 '황금의 제국'은 재벌들의 암투를 그린다. 스릴러라기 보다는 권력을 쥐고 빼앗는 이야기가 주를 이룰 예정이다. '추적자'에서 박근형이 돈의 권력이야기를 살짝 풀어놨다면 이번 '황금의 제국'은 그 이야기가 주축이 되는 것. 때문에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스릴러 부분에서 강점을 보인 박경수 작가가 이번 작품에서도 그같은 강점을 유지할 수 있을지 하는 것이다.
게다가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영상에서는 손현주와 고수의 자리 싸움 이외에 스토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손현주는 "4회까지만 봐달라"고 말했다. 4회까지만 보면 빠져서 헤어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장담이다. 하지만 이는 4회까지는 어려울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같은 PD 같은 작가 같은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가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황금의 제국'이 '소포모어 징크스(성공적인 첫 작품·활동에 비해 그에 이은 작품 활동이 부진한 경우를 가리키는 용어)' 없이 또 다시 한국 드라마 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