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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번째인가요?"
그런데 심현섭도 올해는 복병을 만났다. 지난 해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김수미다. "김수미 선생님의 카리스마는 정말 대단하시죠. 진정한 VIP이십니다. 진짜 최고예요. 조금 두렵긴하지만 선생님께서 제 애드리브를 잘 받아주시겠죠? (웃음)"
심현섭과 김수미 못지않은 입담과 달변을 자랑하는 '중년 귀요미' 류승룡도 참석한다. 지난 해 '최종병기 활'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그는 올해도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심현섭은 핸드프린팅 행사에서 류승룡의 과거사(?)를 폭로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저는 류승룡씨의 과거를 기억합니다. (웃음) 서울예대 동기거든요. 류승룡씨는 연극과이고 저는 시각디자인과라 개인적인 친분은 없어요. 그런데 류승룡씨가 연기를 잘하는 걸로 학교에 소문이 자자해서 저도 알 정도였죠. 학창 시절엔 묵묵하고 조용한 편이었던 것 같은데 영화에서 코믹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류승룡의 비화 중 하나만 살짝 귀띔해달라고 하니 "운동장에서 족구하던 에피소드인데 행사 당일 공개하겠다"며 껄껄 웃는다.
심현섭이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도 당연히 '선배의 여자친구'인 이민정이다. 그리고 슬며시 하지원의 이름도 보탠다. "하지원씨의 작품은 거의 다 봤어요. 영화 '코리아'도 봤고 드라마 '더킹 투하츠'도 다 봤어요. 제겐 핸드프린팅 행사의 징크스 같은 것이 있는데요. 핸드프린팅에서 왁자지껄하게 웃었던 여배우들은 모두 대박이 나더라고요. 하지원씨도 바로 그런 분이죠."
이처럼 영화와 남다른 인연이 있는 심현섭은 지금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영화광'에서 '영화인'으로 변신해 본격 행보에 나선다. 조만간 영화감독으로 데뷔한다. 내년 4월 크랭크인해 여름에 개봉할 예정이다. 개그맨 출신이라 코미디 영화를 할 것이라 짐작했더니 "느와르와 액션과 감동이 버무려진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아직 내용은 공개하기 어려운데 지금 시나리오 공동작업 중이에요. 내년 1~2월에 배우 캐스팅을 마무리할 계획이고요. 제 가슴 속에 이병헌 선배가 캐스팅 물망에 있는데, 전화를 안 받으시네요. (웃음) 명장에게도 초보 시절이 있었듯 저도 첫 연출이지만 하나씩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내년엔 심현섭을 핸드프린팅 행사가 아닌 시상식 본행사에서 만나게 되는 건 아닐까? 혹시 모르잖나. 신인감독상에 노미네이트될 수도. "상상만으로도 즐겁군요. 하지만 제 영화가 흥행하더라도 내년 핸드프린팅 행사는 꼭 제가 MC를 맡을 겁니다. 매년 늦가을이면 저절로 기다려진다니까요."
심현섭이 1년을 기다리고 영화팬들이 궁금해하는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박해일, 김하늘, 김수미, 류승룡, 문채원 등 영광의 얼굴들이 총출동하는 이 행사는 21일 오후 3시 서울 CGV여의도에서 열린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