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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혁 교수님, 시청자는 무엇이 가장 두려울까요?
드라마가 끝나자 최인혁 교수님의 그 질문을 이렇게 바꾸고 싶었다. "
최인혁 교수님, 시청자는 무엇이 가장 두려울까요?" 라고 말이다. 마지막까지 물 흐르듯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 가던 이 드라마가 어떠했다고 말을 꺼내기 전에 <골든타임>이 이렇게 끝나버렸다는 상실감이 생갭다 묵직하게 다가왔다.
시청자인 나는 이렇게 괜찮았던 <골든타임>의 시즌2가 없을까 봐 그것이 가장 두렵다. 물론 우리나라 공중파 드라마 제작 현실에서 시즌2가 얼마나 말도 안 되게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골든타임>은 정말 이 제작진과 배우진 그대로 꼭 시즌2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A부터 Z까지 이렇다 할 아쉬움 내지는 군더더기 없이 그저 폭풍 칭찬과 격려만 해주고 싶은 이런 예쁜 드라마는 정말 오랜만이니까.
<골든타임>이 가장 좋았던 이유는 국내 의료계의 현실과 그 실태를 아주 적나라하고 꼬집으면서도, 그 어투가 너무 조곤조곤 담담했다는 거였다. 따끔한 일침을 가하고 있지만 애정 어린 호소도 잃지 않은, 그런 따뜻한 '비판다운 비판'이었달까. 보통 주장이 강해지면 목소리나 리액션이 너무 커지는 등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골든타임>은 그런 게 없었다.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아무래도 역시 다져진 스토리의 힘이 컸던 것 같다. 그 스토리가 최인혁 선생님과 민우, 재인이 좌절하는 모습을 통해 이 나라 의료 현실을 솔직하게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현실에 대한 개선 의지를 인셉션하도록 설득시켰으니까.
요는 <골든타임>은 굉장히 산뜻하고 담백한, 과하지 않은 드라마였다는 것. 덕분에 제목 그대로 정말 값지고 귀한 시간들을 함께 보낼 수 있어 기뻤다. 그러니 혹여 현실적인 몇몇 여건들 때문에 시즌2가 성사되지 못하더라도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말아야겠다.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함께 지켜볼 수 있었던 그 모든 시간들이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온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 '골든타임'이었으니까.
│여담
1. 민우는 틀림없이 4년 후에 최인혁 교수님 곁으로 돌아올 듯. 아마 그때는 재인이랑 목하열애 중일지도. 이러니 시즌2가 간절할 수 밖에!
2. 그리고 아마 최교수님 곁에는 아마 매력만점 '은아쌤'이 당연히 있지 않을까. 이러니 시즌2가 정말 간절할 수 밖에 없는 거다!
3. <골든타임>이 다른 의드들과 달랐던 또 하나의 이유. 수술신을 눈요기로 쓰지 않고 그 이후의 케어 과정으로까지 세심히 연결한 것.
4. 이제 의드는 <뉴하트>류, <하얀거탑>류, <골든타임>류 이렇게 나뉠 수 있을 것 같다. 요리 보고 조리 봐도 A+ 인 드라마!
5. 생방 드라마이면서 누가 이렇게 끝까지 완벽하랬어요! 이렇게 잘 만들 수 있다니 완전 반칙이에요. 너무 기특하고 자랑스럽습니다 :) <토오루 객원기자, 暎芽 (http://jolacandy.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