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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 차태현 조승우, 영화만 하던 배우들 '안방 공습'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2-09-25 15:56 | 최종수정 2012-09-27 13:29


용인=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크린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배우들의 '안방 공습'이 시작됐다. 한동안 드라마 출연이 뜸했던 배우들이 속속 시청자들 앞에 돌아오고 있다. 극장가에서 관객을 몰고 다녔던 흥행력을 안방극장에서 고스란히 재현할 태세다.

그중 가장 눈의 띄는 얼굴은 바로 조승우다. MBC 사극 '마의'의 주인공을 맡아, 10월 1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마의'는 '대장금'과 '이산' '동이' 등을 연출한 이병훈 PD의 신작으로, 방송가에서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말을 고치는 수의사인 마의에서 출발해 임금을 고치는 어의의 자리에까지 오른 조선 최초의 한방 외과의 백광현의 일대기를 그린다. 이 작품은 14년차 배우 조승우의 드라마 데뷔작이다. 조승우는 1999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으로 연기를 시작한 후 영화와 뮤지컬에만 매진했을 뿐 드라마는 멀리했다. 이병훈 PD는 '미의'에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인물을 보여주고자 고민했고, 그 고민의 해답으로 TV 출연을 거의 하지 않았던 조승우를 선택했다. 조승우는 "잠을 못 자면서 드라마 촬영을 하고 나면 인격이 바뀐다는 소문에 드라마 출연을 꺼려왔다"고 털어놓으며 "TV에서 자주 보고 싶다는 팬들과 주변 지인들의 얘기에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50부작 '마의'는 내년 3월까지 6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영화계와 뮤지컬계가 조승우를 양보한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조승우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얼마 전 영화 '간첩'을 개봉한 김명민은 11월에 SBS '드라마의 제왕'으로돌아온다. 2008년 MBC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말 그대로 '마에스트로급' 연기력과 카리스마를 선보인 '강마에'의 여운이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될 만큼 그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드라마의 제왕'에서는 손대는 드라마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외주제작사 대표 앤서니김 역을 맡아 '마에스트로'에 이은 '제왕'의 품격을 보여줄 예정이다. 흥행불패 신화 뒤에 돈과 명예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비열함을 감춘 인물이지만, 자신의 과욕으로 모든 것을 잃은 뒤 신인작가 이고은(정려원)과 톱배우 강현민(최시원)을 만나 재기를 꿈꾼다.


김명민. 스포츠조선DB
KBS2 '1박2일'로 탁월한 예능감을 뽐내고 있는 차태현도 차기작으로 KBS2 '전우치'를 선택했다. 2008년 MBC '종합병원2' 출연 이후 4년 만의 드라마 복귀다. 동명의 고전소설을 원작으로 한 '전우치'는 홍길동이 세운 이상국가 율도국의 도사 전우치가 홍길동의 복수를 위해 조선에 왔다가 폭정과 기근으로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휼하며 영웅이 돼 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2009년 강동원과 김윤식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차태현은 구미호의 구슬을 삼켜 도술을 얻은 주인공 전우치 역을 맡아 상대역 유이와 호흡을 맞춘다. 25일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후속으로 11월 말 방영될 예정이다. 영화 '과속스캔들'과 '헬로우 고스트'에 이어 최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480만 관객을 동원하며 '제3의 전성기'를 맞은 차태현의 코미디 연기가 안방극장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지난 해 이맘때엔 한석규가 SBS '뿌리 깊은 나무'를 통해 16년 만에 드라마에 컴백해 대성공을 거뒀다. 근래 몇 년간 영화 흥행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아쉬움을 단번에 달래며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올해 초엔 장동건이 12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했다. MBC '무릎팍도사'의 MC 강호동이 게스트들에게 장동건 좀 섭외해달라고 수차례 부탁했을 정도로 대중에게 환상처럼 머나먼 존재였던 그는 SBS '신사의 품격'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고 호감 가는 이미지를 심었다. 한 관계자는 "대중적 인지도와 파급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영화와는 다른 드라마만의 매력"이라며 "앞서 드라마에 복귀한 배우들의 성공 사례도 자극제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자 입장에서도 연기력과 흥행력이 뒷받침 되면서 시청자들에겐 신선함을 줄 수 있는 배우들에게 눈을 돌리게 마련이다. 이병훈 PD가 조승우를 떠올린 것처럼 말이다.

조승우가 지레 겁 먹었을 정도로 드라마 제작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그러나 고통 뒤에 얻게 되는 결실은 영화의 흥행 이상으로 달콤하다. 조승우, 김명민, 차태현이 한석규와 장동건처럼 달콤한 열매를 가져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차태현.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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