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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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아트'란 작품으로 유명한 토니상 수상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이다. '아트'가 하얀 도화지를 최신 트렌드의 명화라 우기는 한 친구를 놓고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면, '대학살의 신'은 아이들의 싸움 때문에 만난 두 쌍의 부부 이야기이다.
'아트'와 비슷하게 큰 부족함이 없이 사는 교양있는 중산층의 가식과 허위의식을 유쾌하게 그렸다. 변호사, 작가, 사업가 등의 직업상 예의와 격식을 갖추고 대화를 나누지만 은근히 뼈가 있는 단어들을 교환하다 설전으로 발전하고, 나중에는 엉뚱하게도 같은 편인 배우자들을 공격하면서 육탄전으로 업그레이드된다. 교양과 학식, 사회적 지위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먼 아프리카 미개 사회에서 벌어진 대학살 사건의 주동자와 비슷한 DNA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메시지 보다는 연기 앙상블에서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이다. 연출 한태숙, 신시컴퍼니 제작. 2월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