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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에 목말라 있던 충무로에 베스트셀러가 '단비'가 되고 있다.
얼마 전엔 '등대지기'의 영화화 소식도 전해졌다. 2001년 출간된 후 10년 동안 120만부가 팔린 조창인 작가의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어린 시절의 상처로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던 등대지기가 성인이 돼어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다시 함께 살게되며 변해가는 모습을 담았다. 김수미가 일찌감치 어머니 역에 캐스팅됐으며 '파송송 계란탁'의 오상훈 감독이 연출을 맡아 내년 초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영화계가 가장 탐내는 작가는 정유정이다. 정유정 작가의 작품 대부분이 영화사에 판권이 팔렸다.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내 심장을 쏴라'를 비롯해 최근작 '7년의 밤'까지 모두 영화화를 준비 중이다. 특히 '7년의 밤'은 출간 직후 영화사 15곳에서 러브콜을 받았을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판권료만 1억원. 거기에 근래 영화 판권이 계약된 작품 중에서도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러닝 개런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과 연출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 작가는 지난 6월 YTN '뉴스앤이슈'에 출연해 "'7년의 밤'의 주인공은 키가 크고 얼굴과 눈매가 선해 보이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제목과 이야기의 톤이 바뀌는 게 아니라면 영화에 크게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설의 영화화를 넘어 소설과 영화를 연계하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조선 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원작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집필한 김탁환 작가는 영화사 위더스필름과 함께 소설 출간 전 영화화를 할 수 있는 컨텐츠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영화 '7년의 밤'을 준비 중인 영화사 펀치볼의 김장욱 대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과거에 비해 글쓰는 방식과 형식, 이야기의 소재 등에서 상업적인 성격을 띤 소설이 많이 나오고 독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신진작가들이 영상세대이기 때문에 영화 관객이 좋아할 소재와 형식, 이야기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 영화계가 욕심내는 이유"라며 "과거 영화 기획이 시나리오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소스가 많이 다양해지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