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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수' 김건모가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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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2년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로 데뷔한 김건모는 이후 2집 '핑계', 3집 '잘못된 만남', 4집 '빨간 우산', 5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까지 잇달아 히트시키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의 음악 인생은 평탄했을까. 김건모는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말했다. 나 역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굴곡이 많겠지만 비교적 평탄하게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엔 옆에 있던 김창환 프로듀서는 "'나가수' 사건 아니겠느냐. 김건모가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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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이야기를 담았다
20주년 기념 앨범은 2가지 버전으로 판매된다. 정규 13집 1장을 포함해 지금까지의 김건모 노래들을 모은 댄스&레게 1장 , 발라드 1장 등 총 3장으로 만든 디럭스 버전과 총 5장의 앨범으로 구성된 한정판이 그것. 한정판은 3000장만 제작되고 일련번호가 적혀있어 소장가치를 높였다.
아무래도 '나가수'의 마지막 무대였던 '유 아 마이 레이디' 이후 발표된 김건모의 신곡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13집에는 발라드를 비롯해 블루스, 록앤롤, 펑키, 소울, 레게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김건모표 음악이 담겨있다.
타이틀곡은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정통 발라드 '어제보다 슬픈 오늘'과 록앤롤에 힙합 리듬을 녹인 '자서전'. 전혀 다른 느낌의 곡이지만 모두 김건모가 작곡을 했다. 특히 '자서전'은 지금까지 발표한 총 12장의 정규 앨범 타이틀곡 제목들로 가사를 완성해 듣는 재미를 더했다.
김창환 프로듀서는 "김건모가 그동안 '미안해요' '청첩장' '잔소리' 등 여자의 마음을 대변한 곡이 많았는데 이번 앨범에는 남자 이야기가 많다. 중년이 된 김건모가 자신의 나이에 담을 수 있는 노래를 불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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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윤일상이 작곡한 '피아노'와 김건모가 '나가수'에서 불러 전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던 '유 아 마이 레이디'가 앨범에 실렸다. 또 그동안 드라마 OST로 사랑 받았던 '울어버려' '려인' '내 모습을'이 포함돼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줄 전망이다.
김건모는 지난 20년 동안 1000만 장 이상의 음반을 팔았다. 특히 3집은 280만장이 팔려 국내 가수 중 단일 음반 최다 판매량이란 기록으로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처럼 음악적으로는 많은 것을 이뤘지만 김건모는 여전히 혼자다. 이에 대해 "20주년 오면서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것이 결혼을 안한 것이었다. 혼자 있었기에 음악에 몰두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결혼을 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상형을 묻자 "항상 같다. 예쁘고 똑똑한 여자다. 그런 여자가 나타날 것 같다"고 자신했다.
김건모는 "과거와 비교해 대중이 선택해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많아졌다는 것이 변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김건모라는 진열대는 비록 예전에 비해 크기가 작어졌더라도 여전히 존재한다는게 변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나만의 음악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음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건모는 앨범 출시와 함께 전국 투어로 팬들과 직접 만난다. 오는 11월 4일 서울 올림픽공원내 올림픽홀을 시작으로 전국 20개 도시를 돌 예정이다. 이어 미국 5개 도시, 일본에서까지 콘서트를 연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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