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 됐다. 외국인 선수 제도에 대한 대대적 개혁이다.
올 시즌 대어급 외국인 선수들이 속속 등장했다. 많은 기대를 모았다.
원주 DB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면서 돌풍을 일으킨 디욘테 버튼. NBA 오클라호마 시티를 거친 뒤 우여곡절 끝에 부산 KCC에 안착했다.
지난 시즌 최정상급 기량을 발휘한 자밀 워니(서울 SK), 아셈 마레이(창원 LG), 앤드류 니콜슨(대구 가스공사)와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기대 이하다. 버튼과 숀 롱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KCC가 오랜 고민 끝에 데려온 버튼은 기복이 너무 심하다. 팀 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오프 더 볼 움직임, 수비 활동력은 실종됐다. KCC 주력 선수인 최준용 송교창이 출전과 결장을 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버튼의 경기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숀 롱 역시 마찬가지다. 함지훈 장재석과 더블 포스트는 위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숀 롱의 공격 효율을 위해 4번 자리에 신민석을 사용하지만, 숀 롱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수비가 약하고, 의지도 부족하다.
오누아쿠는 최근 페이스를 찾고 있지만, 승부처 수비 활동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여전히 팀 케미스트리는 부족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시한폭탄'같은 존재다. 라렌은 말할 것도 없다. 한마디로 의욕이 없다. 정관장 경기를 보는 팬이라면 모두 알 수 있다.
|
|
현, 외국인 선수 시스템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KBL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1옵션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6강 진출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다.
이들은 '귀한 몸'이다. 일본 B리그, 중국 CBA에서는 외국인 선수 출전 허용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선수 시장은 많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샐러리캡 제한이 철저한 KBL은 더욱 그렇다.
최대 60만 달러로 KBL이 원하는 1옵션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 쉽지 않다. 결국 1옵션의 교체는 정말 쉽지 않다. 따라서 이 선수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구단 입장에서는 최대한 '달래서' 한 시즌을 치러야 한다.
교체를 결정했다고 해도 현실적 문제가 있다. 시즌 도중 쓸 만한 외국인 1옵션을 데려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선택이다. 1옵션 선수들이 '태업성 플레이'를 해도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적절한 '채찍'을 주기 힘들다. 사실상 '당근 100%'만 투입해야 한다. 팀 사정을 잘 아는 국내 선수들도 눈치를 봐야 한다. 인성이 좋은 선수들이라면 그나마 버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정말 곤혹스러운 일이다.
결국 악순환이 거듭된다. 리그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종적 피해자는 농구 팬이다. 농구 인기는 완만한 우상향으로 늘어가고 있지만, 10개 구단의 경기력 자체가 올라가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가중된다.
외국인 선수 이슈가 크지 않는 서울 SK, 현대모비스(숀 롱 대신 게이지 프림), 가스공사, KT, LG가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핵심 이유 중 하나다.
상위권 팀들도 안심할 수 없다. 자칫 부상이라도 나오면, 대체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 정말 힘들다. SK는 시즌 중 자밀 워니의 SNS 은퇴 언급으로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이제 바꿔야 한다. 10개 구단의 '기계적' 평등주의로 나타난 지금 외국인 선수 제도는 너무나 구시대적이다. 조건없는, 가장 강력한 자유계약제도 외에는 대안이 없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