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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본인이 먼저 면담을 신청했다. 동료를 위한 생각도 많고, 의지도 강한 친구다."
전창진 부산 KCC 감독은 5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고양 소노전을 앞두고 팀의 간판 스타인 허웅과의 최근 일화를 공개했다. 지난 3일 서울 SK전에서 69대90으로 크게 지고 난 뒤에 벌어진 일이다. 침체된 팀 분위기 속에 남은 시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전 감독에게 허웅이 먼저 찾아와 개인 면담을 요청했다. 전 감독은 "한 시간이 넘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고민이야기도 하고, 팀 성적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자기가 공격은 못해도 수비만큼은 확실하게 하겠다고 하더라. 정말 책임감과 의지가 강한 친구다"라고 밝혔다.
허웅은 이런 전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하는 활약으로 팀의 대승에 앞장섰다. 믿음직한 리더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최준용과 송교창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KCC는 허웅과 라건아 이승현 등의 맹활약을 앞세워 소노를 117대85로 크게 이겼다. 중심에 허웅이 있었다. 이날 3점슛 5개 포함, 31득점-10리바운드로 팀내 최다득점과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에이스이자 리더의 역할을 완수했다.
1쿼터부터 허웅의 투지가 빛을 발했다. 이정현을 7득점으로 묶으면서 본인은 9득점에 3어시스트로 맹활약의 시동을 걸었다. 여기에 라건아가 골밑에서 11득점하며 인사이드를 완벽히 지켜냈다. 소노 역시 김지후와 전성현의 3점슛을 앞세워 경기 초반 득점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치나누 오쿠아누 혼자 지키는 골밑의 약점이 드러났다. 결국 1쿼터는 32-26으로 KCC 리드.
KCC는 2쿼터부터 리드를 벌렸다. 허웅과 라건아가 8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소노는 3점슛 9개를 던졌지만, 2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인사이드가 막혀 외곽에서 던질 수 밖에 없었지만, 성공률이 떨어지는 상황. 점수차는 갈수록 벌어졌다. 결국 3쿼터 종료 직전 라건아의 2점슛으로 94-64, 30점차가 됐다. 승패가 이미 확실하게 갈렸다. 4쿼터는 별 의미가 없었다.
고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