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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원주 DB가 선두를 질주했다.
DB는 1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서울 SK를 82대68로 눌렀다.
33승10패를 기록한 DB는 2위 수원 KT와의 격차를 4.5게임 차로 벌렸다. SK는 25승16패, 3위.
경기 전 DB의 목표는 명확했다. 디드릭 로슨의 체력 이슈였다. 스타팅 멤버에 변화를 줬다. 2옵션 외국인 선수 제프 위디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종규도 제외시켰다. 강상재 박인웅 최승욱, 이선 알바노가 베스트 5를 구상했다.
반면, SK는 트리플 포스트를 선택했다. 경기 전 전희철 SK 감독은 "리바운드를 제외하면 우리가 앞서는 수치가 없다. DB의 트랜지션을 제어하는 게 중요하다. 늪 농구를 해야 한다. 적게 실점하고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야 한다"고 트리플 포스트를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자밀 워니와 함께 오세근 최부경을 함께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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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DB는 박인웅의 3점포로 시작했다. 속공까지 나왔다. 최승욱의 레이업 슛.
반면, SK는 오세근의 포스트 업에 의한 미드 점퍼가 실패. DB는 박인웅이 다시 3점포를 터뜨렸다. 8-0, DB 리드.
SK는 트리플 포스트로 날카롭게 반격했다. 필연적으로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구조. 최부경이 매우 귀중한 레이업슛, 파울까지 얻어내면서 3점 플레이 완성.
DB의 슈팅 감각이 상당히 좋았다. 위디마저 3점포를 터뜨렸다. 15-5, DB의 리드. 결국, SK의 작전타임. 일단 DB의 트랜지션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였다.
SK는 최부경 대신 허일영이 투입했다. 최원혁이 3점포로 추격. 워니까지 3점포 작렬. 하지만, DB는 박인웅의 슈팅 컨디션이 예사롭지 않았다. 코너에서 응수하는 3점포. 1쿼터 초반에만 3점포 3방을 작렬시켰다.
SK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주 공격 루트는 워니와 오세근(최부경)의 하이-로 게임. 단, 단순하지 않았다. 오세근(최부경)이 스크린을 친 뒤 워니는 수비수 위디 대신 강상재와 1대1. 이때 최부경은 위디에게 또 다시 오프 더 볼 스크린을 친다. 위디가 워니에게 도움 수비를 가면 워니가 패스. 오세근(최부경)이 마무리하는 공격법이다. 강상재와의 미스 매치, 그리고 워니의 좋은 패싱 타이밍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공격법.
단, 1쿼터 막판 워니의 단독 돌파는 위디의 블록슛에 막혔다. DB는 강한 트랜지션이 기본이었다. 워낙 공격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찬스가 생겼고, 스윙 패스 한 방에 오픈 찬스가 열리는 경우가 많았다. 1쿼터 30-22, 8점 차 DB의 리드. SK는 공격 정확도를 높이면서 DB의 트랜지션 혹은 속공 찬스를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DB의 스피드가 워낙 빨랐다.
2쿼터 강상재 대신 김종규가 들어왔다. 하지만, 위디는 여전히 코트를 지켰다. 유현준이 감각적 패스로 위디의 골밑 슛을 도왔다. 시즌 중 은퇴까지 고려했던 유현준은 코칭스태프의 설득으로 다시 합류한 케이스.
현 시점 유현준은 탁월한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DB 선두 수성에 쏠쏠한 힘이 되고 있다. 위디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풋백 득점. 워니가 1쿼터에 이어 고전했다.
2쿼터 7분54초를 남기고 로슨과 알바노가 다시 투입. 유현준과 위디가 교체됐다. 두 선수는 제 몫을 다하고 들어갔다.
1쿼터(6개 시도 5개 성공) 좋았던 DB의 3점슛 야투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단, SK는 쉬운 이지 레이업슛을 놓치면서 오히려 DB 속공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9~11점 차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오세근이 서민수를 상대로 1대1 포스트 업에 성공했다. 오재현이 3점포를 성공시켰다. 로슨은 3점슛 에어볼. 오세근의 포스트 업, DB에 헬프가 들어오자, 오재현이 그 틈을 이용해 골밑 돌파 성공. 2점 차.
DB의 최근 고민은 강력한 원-투 펀치였던 로슨과 알바노의 야투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기복이 심해졌다는 점이다. 때문에 2쿼터 로슨이 들어오자, 오히려 SK에 추격을 당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단, DB는 강상재가 내외곽에서 공격 활로를 뚫었다. 로슨의 3점포를 연결하는 어시스트, 미스매치에 직전 골밑 공략을 통해 로슨의 부진 공백을 메웠다. 알바노도 힘을 보탰다. 45-36, DB 리드 2쿼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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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재의 미드 점퍼로 3쿼터 시작.
SK는 워니의 돌파가 여의치 않았다. DB는 3쿼터 다시 위디를 내세웠고, 외곽에서 강상재가 워니를 마크. 골밑에는 위디가 도사리고 있었다. 결국, 워니의 플로터는 실패. 알바노가 날카롭게 골밑 돌파를 성공했다.
곧이어 최승욱의 3점포까지 터졌다. 52-39, 3쿼터 시작 1분30분 초만에 13점 차 리드.
DB는 위디의 리바운드가 위력적이었다. 게다가 강상재 박인웅 최승욱 알바노의 나머지 선수들은 활동력이 상당히 강한 선수들이다. 즉, 높이와 활동력을 담보하는 라인업. 반면 SK는 워니가 위디를 제대로 뚫지 못하면서 악전고투. 자유투 2개도 놓치는 등 워니는 위디의 수비에 상당히 고전했다. 결국, SK는 리온 윌리엄스를 투입했다.
단, SK는 DB 공격을 찢을 수 있는 카드가 없었다. DB는 전반 고전하던 로슨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미드 점퍼에 이어 3점포까지 터뜨렸다. 67-47, 20점 차까지 벌어졌다.
SK는 양우섭의 3점포로 다시 추격. 3쿼터 67-53, 14점 차 DB의 리드.
SK는 워니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4쿼터 로슨이 공격의 선두에 섰다. 연속된 돌파로 SK 골밑을 초토화시켰다. 결국 경기종료 6분12초를 남기고 76-55, 21점 차 리드. 사실상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DB는 여전히 강하다. 로슨과 알바노가 상대 집중 견제에 슈팅 효율이 떨어진 상황. 하지만, 승부처 흐름에서는 제 몫을 한다. 그 틈을 강상재 김종규는 물론, 박인웅 최승욱이 잘 메우고 있다. 여기에 2옵션 외국인 선수 위디마저 최근 2경기에서 인상적 활약을 펼친다. 2m13의 큰 키에 골밑 장악력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다. 수비형 빅맨이지만, 탄탄한 수비력을 지니고 있다. 워니가 부진했던 이유다.
즉, DB는 여전히 탄탄하다.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은 DB가 차지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SK는 '워니 고'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전희철 감독은 워니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수를 다 동원하고 있지만, 객관적 전력의 한계가 보인다. 안영준과 김선형의 공백이 확실히 보인다. 안영준은 2월 말 복귀. 김선형의 복귀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SK는 안영준과 김선형의 복귀 때까지 최대한 2위 싸움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SK는 부상 공백에서 잘 버티고 있다. 하지만, 이 전력으로 DB를 상대하기는 확실히 무리였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