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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설 연휴 마지막날(12일) 열린 남자 프로농구 창원 LG-울산 현대모비스전은 관전 포인트가 풍부한 매치였다. 그러잖아도 '쌍둥이 더비'로 관심을 끌어왔는데, 경기 결과(현대모비스 98대95 승)에 따라 흥미로운 스토리가 잇달아 나왔다. 동생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3연패 끝에 형님 조상현 LG 감독에게 설욕 펀치를 날렸고, 한국농구연맹(KBL) 사상 처음으로 800승 고지에도 올랐다. 앞서 10일 부산 KCC전에서 수립한 최다 16시즌 연속 '전 구단 상대 승리'에 이어 연속으로 진기록을 작성한 셈이다.
LG의 '만원 관중 악연'도 등장했다.LG는 이번 현대모비스전에서 지난해 12월 24일 KCC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했지만 모두 패배하며 징크스 염려증을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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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지막 완승은 박무빈의 몫이었다. 박무빈은 경기 종료 55.9초 전, 3점슛 위닝샷으로 재역전(93-90)을 이끈 데 이어 15초 전에는 자유투 2개로 '확인사살'을 했다. 이날 기록지를 보면 유기상 12득점- 3리바운드-1어시스트, 박무빈 15득점-4리바운드-8어시스트다. 경기 결과, 기록 경쟁에서 박무빈의 완벽한 승리인 듯 하지만 유기상의 숨은 공헌도도 무시할 수 없다. 이날 유기상은 상대 에이스 이우석의 매치업에 나서 2득점에 그치게 하는 등 궂은 일에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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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둘의 팽팽한 경쟁 관계는 시즌 내내 전개되고 있는 형국이다. 시즌 개막 전 부상으로 빠졌던 박무빈이 작년 12월 3일부터 뒤늦게 리그 데뷔하면서 더욱 그랬다. 현재까지 유기상은 총 40경기에 출전해 평균 7.6득점-2.0리바운드-0.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고, 박무빈은 23경기 9.2득점-3.0리바운드-4.4어시스트의 성적표를 냈다. 유기상은 이번 시즌 올스타전에서 신인 중 유일하게 올스타에 뽑혔고, 박무빈은 안준호 감독의 새 대표팀에 유일하게 선발되기도 했다.
올 시즌 '슈퍼루키' 경쟁이 더욱 흥미로운 이유는 또 있다. 지난 2020~2021시즌 오재현(SK), 2021~2022시즌 이우석, 2022~2023시즌 아바리엔토스(당시 현대모비스)가 신인상을 받을 때는 사실상 '독주체제'였다. 게다가 둘을 보유한 구단간의 '대리전'도 뜨겁다. LG와 현대모비스는 나란히 3명씩의 신인왕을 배출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역대 최초로 3시즌 연속 신인왕을 노리고 있다.
형제 감독은 물론이고 두 팀의 간판급 고참 선수들이 앞다퉈 그들의 신인을 '강추'하며 지원 유세를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