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이 뉴질랜드에 아쉽게 패하며 4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은 A조 최소 2위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뉴질랜드전을 패하면서 향후 쉽지 않은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27일과 28일 같은 장소에서 각각 레바논, 중국과 연달아 경기를 펼치는데 현재 전력이나 기세로선 조 1위가 예상되는 중국을 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한국이 중국과 뉴질랜드에 뒤져 조 3위에 그칠 경우, 30일 열리는 6강전에서 B조 2위와 만나 4강행을 다투게 된다.
B조에선 한국보다 랭킹이나 실력에서 앞서는 홈팀 호주 혹은 일본이 1~2위를 양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어느 팀이든 버거운 상대다. 이 경기에 패해 4강에 오르지 못한다면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한 최종 예선에 나서지 못한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결국 독이 된 경기였다. 1쿼터 시작 후 상대 센터 페니나 데이비슨에 쉽게 골밑을 내주며 끌려 갔다. 경기 시작 3분이 거의 흐른 시점에 강이슬이 3점포로 첫 포문을 열었지만, 이후 4분 가까이 또 무득점에 그치는 사이 3-16까지 뒤졌다. 이어 2쿼터에선 칼리스 레거-워커와 아키네 테라 리드 등 상대의 슈터에 번갈아 손쉬운 득점을 허용하며 14-37, 무려 23점차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이어 3쿼터 박지수를 중심으로 하는 2-3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는데 그대로 주효했다. 상대는 박지수가 버티고 있는 골밑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고, 외곽포마저 제대로 터지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박지수에 이어 김단비의 속공, 강이슬의 연속 2개의 3점포에다 박지현의 스피드를 활용한 레이업슛과 안혜지의 3점포까지 고르게 터지며 46-52까지 쫓아갔다. 이어 마지막 4쿼터에서도 휴식 후 교체 투입된 팀의 최고참 김단비가 3점포에 속공까지 성공시키고, 박지수에 기막힌 패스로 엔드원 자유투까지 이끌어내며 경기 종료 3분30초를 남기고 기어이 60-60 동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64-64까지 맞선 상황에서 다소 이해하기 힘든 판정이 겹치면서 데이비슨에 골밑 결승포를 허용했다. 종료 5초를 남기고 던진 김단비의 3점포가 림을 외면한 것이 너무 아쉬울 뿐이었다.
박지수가 18득점-10리바운드-4블록-4스틸 등 모든 기록에서 제 역할을 했고 강이슬이 3점슛 4개를 포함한 18득점, 김단비가 14득점을 하는 등 주전들이 고른 활약을 펼친 것은 다음 경기에서 희망을 갖게 한 요소가 됐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