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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말로만 듣던 '팬덤' 깜놀했다."
그 인기는 원주에서 전주로 이적했다고 해서 변함없었다. 허 웅의 FA 영입을 공식 발표한 지난 23일. KCC 구단 사무실은 깜짝 놀랐다. 가장 먼저 걸려온 전화 발신자가 허 웅의 팬클럽이었다. 'DB 선수를 왜 빼가느냐'는 항의일까 싶어 살짝 긴장했지만 기우였다. 허 웅의 KCC 입단을 응원하기 위해 '커피차'를 보내려고 하니 KCC 선수단 소집일과 장소를 묻는 전화였다고 한다.
'커피차' 문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후 추가 접수된 것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총 6건이다. 줄 서서 먹는 유명 '맛집'처럼 '예약대기'가 줄을 이었다고 한다
KCC 사무국을 또 놀라게 한 것은 가시적으로 드러난 허 웅 입단 효과다. 허 웅이 입단한 이후 KCC가 팬 소통 공간으로 운영하는 SNS(인스타그램)의 팔로워가 종전 4000명에서 1만1000명(5월 30일 현재)으로 175% 증가했다. 유튜브 역시 5000명에서 1만2000명으로 140%나 구독자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허 웅과 함께 FA '최대어' 이승현을 동시 영입한 효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구단은 허 웅의 인기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KCC 관계자는 "그동안 송교창 이정현 등 '커피차'가 배달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조직적으로 쇄도한 적은 없었다"면서 "허 웅 팬클럽의 집행부에서 '커피차' 접수 창구를 관리하는 등 체계적인 팬클럽 운영 시스템과 상당히 매너있는 팬들의 자세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사실 허 웅 팬클럽의 위력은 DB 시절 이미 입증됐다. 허 웅을 보유했던 DB 관계자는 "허 웅 팬클럽은 차원이 다르다. 원주 지역 연고에만 한정된 게 아니고 전국 단위로 체계적으로 움직이며 묵묵히 허 웅과 팀 동료를 응원하는 일에만 정성을 쏟는, 모범적인 조직이었다"고 말했다.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 '오빠부대' 이후 최고의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허 응 팬클럽은 세계적인 아이돌 BTS의 '아미'와 견줄 만할 정도로 '스포츠계 아미'라는 게 DB의 경험담이다.
그도 그럴것이 허 웅 팬클럽 회원은 'MZ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누나-이모-엄마뻘 등 광범위한 연령층이며, 온라인 게시판에서도 허 웅을 응원하는 내용 외에 타 선수를 비난하거나 악성댓글을 배척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KCC 관계자는 "입대한 송교창, 이적한 이정현이 떠난 이후 팬덤이 약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허 웅 덕에 행복한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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