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히 제가요? 저는 절대 못낍니다.ㅎㅎ"
그렇다면 김주성이 농구 인생에서 만난 최고의 선수는 누구였을까. 김주성에게 '김주성이 뽑은 베스트5' 선정을 부탁했다. 김주성은 오랜 시간 고민 끝에 명단을 공개했다.
|
김주성은 나머지 포지션에서는 거침없이 선수를 정했는데, 딱 한 포지션 포인트가드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했다. '컴퓨터가드' 이상민 감독 때문이다. 김주성은 "어떻게 우열을 가릴 수 있겠나. 작은 체구인데, 폭발력 만큼은 최고였다"고 했다.
|
김주성과 허 재 국가대표팀 감독과 인연도 같하다. 허 감독이 원주 TG삼보 소속으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을 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을 때 환호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 때 TG삼보가 뽑은 선수가 김주성이다. 10년 농사 성공을 보장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김주성이 원주 농구 부흥을 이끌었다.
허 감독의 현역시절 플레이는 '농구 대통령'이라는 별명 하나로 모든 게 설명된다. 김주성은 "어떤 얘기가 더 필요하겠나"라고 짧게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
김주성은 스몰포워드로 '람보슈터' 문경은 감독을 뽑았다.
3점슛에 관한 기록은 문 감독이 거의 다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인이던 1994~1995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고 득점과 3점슛 타이틀을 차지했다. 첫 해 한 경기 최다 3점슛 14개 기록을 세웠다. 정규시즌 통산 3점슛 1위, 그리고 3점슛 타이틀을 차지한 횟수도 1위다. 특히, 2004년 3월 7일 TG삼보전에서 3점슛 타이틀 몰아주기 논란 속에 문 감독은 22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이 모습을 지켜본 상대팀으로 지켜본 김주성이었다. 22개 3점슛은 아직까지 한 경기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 때는 논란이었지만, 지금은 안 막아도 22개를 성공시킬 선수가 있겠느냐는 '웃픈' 얘기가 나온다. 김주성은 "슛 하면 무조건 문 감독님"이라고 했다.
|
김주성은 파워포워드로 '에어' 전희철 코치(SK)를 선택했다. 고려대 시절 골밑에서 화려한 스텝과 그림같은 페이드어웨이 슛으로 각광을 받았다. 센터인데 슈터보다 더 깔끔한 슛폼을 갖고 있었다. 프로에 와서는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3점을 던지기 시작해 내-외곽을 오가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김주성은 "외곽슛과 포스트업이 모두 되는 유일한 선수였다. 큰 키(1m98)를 갖고 그런 플레이를 하는 건 절대 쉬운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
자신의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김주성은 "내가 이 분들 사이에 어떻게 끼겠느냐"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뽑은 선수가 서장훈이다.
지금은 농구인이 아닌 방송인이다. 하지만 그가 농구인일 때의 업적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주성이 기록으로 최고 센터라 하기에 자신할 수 없는 게 바로 서장훈의 존재 때문이다. 통산 득점 1위, 리바운드 1위 기록이 서장훈의 것이다. 김주성은 2위다. 블록슛만 서장훈을 넘어섰다. 앞으로 오랜 기간 서장훈의 득점, 리바운드 기록을 깰 선수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주성은 "기록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