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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싶어 미칠 뻔한 선수들 뛰게 해주는 게 전부입니다."
변화된 건 하나다. 이상범 감독의 등장이다. 안양 KGC의 리빌등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결국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이끈 감독. 리빌딩을 천명한 DB에 딱 맞는 지도자였다. 그런데 지금 모습은 리빌딩이 아니라 6강도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팬들은 "6강에 못가도 좋다. 지금 이 끈끈한 모습만 계속 보여달라"고 할 정도다. 이를 '상범 매직'이라고도 한다.
3연승을 이끈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감독은 껄껄 웃으며 "내가 한 게 뭐 있겠나. 김주성, 두경민과 외국인 선수 둘을 제외하면 우리 선수들은 코트에 나가 뛰고 싶어 미칠 뻔한 선수들이다. 그 선수들이 뛸 수 있게 해주는 것밖에 없다"고 말하며 "간절함은 다른 모든 걸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잘해주고 있는 서민수, 김태홍 등이 이 간절함을 평생 잊지 않고 코트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발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이 감독은 마음을 비우고 나머지 선수들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운 철칙이 하나 있다. '1군 무대에서 뛰고 싶어하는 이 선수들에게 공평하게 경쟁의 기회를 주자'였다. 그 시너지 효과가 일찍부터 드러나고 있다. 이 감독은 "조금이라도 방심하는 게 눈에 보이면 그 기회는 다른 선수들에게 갈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우리 선수들 너무 대단하지 않나. 아직 이르지만, 'MVP'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량발전상'은 우리 선수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즌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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