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농구 포럼]KBL 샐러리캡 동결, 제도운영도 중요하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9-25 17:39


제3회 한국농구발전포럼이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렸다. 2부에서 패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범 기자, 유도훈 감독, 손대범 사회자, 김성기 사무국장, 이준우 사무차장.
이날 행사 1부에서는 '여자 농구 저변 확대 어떻게 할 것인가', 2부에선 '남자 농구 셀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제도)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이 펼쳐졌다. 1부에는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 이호근 숭의여고 감독, 박지현 선수 어머니 장명숙님이 패널로 참여했다. 2부는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 김성기 안양 KGC 사무국장, 이준우 KBL 사무차장이, 이재범 바스켓코리아 기자가 패널로 나섰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9.25/

"가장 큰 문제는 불신이다. 제도 변경만큼이나 투명하고 합리적인 운영이 중요하다. 샐러리캡, 외국인 선수 자유계약 등 KBL 행정과 프로농구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지금 불편함으로 가득 차 있다." 이재범 바스켓코리아 기자는 KBL(한국농구연맹)이 처한 현실을 꼬집었다.

25일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에서 열린 제3회 스포츠조서 한국농구발전포럼의 2부 주제는 '남자 농구 샐러리캡 이대로 좋은가'였다. 손대범 점프볼 편집장의 사회로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감독, 김성기 안양 KGC 인삼공사 사무국장, 이준우 KBL 사무차장, 이재범 기자가 패널로 참석했다.

4년간 23억으로 동결돼 있는 샐러리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남자 프로농구 현실과 선수들의 연봉 등 처우개선, 저변 확대 등을 아우르는 주제였다. 이날 포럼은 메인 주제를 넘어 내년부터 시작되는 외국인 선수 자유계약제도까지 스펙트럼을 넓혔다. 때로는 집요한 질책, 반박, 잘못에 대한 반성이 오갔다. 농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바탕으로 더 나은 내일로 가자는 진지한 고민의 발로였다. 이날 포럼에는 김영기 KBL 총재, 신선우 WKBL 총재가 참석해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샐러리캡 늘려야 하나

남자 프로농구 FA 이정현은 올시즌을 앞두고 안양 KGC에서 전주 KCC 이지스로 이적했다. 보수총액 9억2000만원이었다. 4년간 동결된 샐러리캡(23억원)의 40%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재 샐러리캡으로는 치솟는 몸값을 가두는 것이 쉽지 않다. 이준우 사무차장은 "샐리리캡은 전력 평준화와 구단간의 과열경쟁 차단이 목적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의 연봉(계약금 50억원을 제외한 올해 연봉만 25억원)보다 샐러리캡이 적다는 지적이 있지만 10개구단과 전문가 협의를 통해 매년 결정한다. 원년 10억원에 비해 230% 인상됐다. 물가인상분에 비해 많다"고 말했다.

김성기 KGC 사무국장은 "샐러리캡은 필요한 측면이 있다. 다만 운영에 대한 관점으로 다가서야 한다. 실질 수령금액과 인센티브로 인해 혼란이 꽤 있다. 연봉총액(18억4000만원)과 인센티브 총액(4억6000만원)으로 나눠져 있는데 분배 문제도 크다. 억대연봉자는 줄고, 슈퍼연봉자는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도훈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는 12명, 15명 선수 전원의 인센티브 지급을 위해 현실적으로 출전을 모두 챙겨주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재범 기자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인센티브 부분에 대해 불만이 가장 많다. 외부로 알려진 연봉과 실질 연봉(인센티브 포함)에는 차이가 크다. KBL은 외국인선수 제도도 그렇고, 인센티브 도입 이후 정책도 자주 바뀌었다. 일관성 있는 미래지향적 제도 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도보다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하다


내년이면 숙소 폐지 등 리그에 많은 변화가 찾아온다.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준우 사무차장은 "연봉인상에 대한 요구만큼이나 선수들의 기량발전도 병행되어야 한다. KBL차원에서도 샐러리캡을 늘릴 지, 말 지를 놓고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기 사무국장은 "샐러리캡을 맞추려는 노력은 모든 구단이 다 한다. 우리 역시 수년전부터 고민했다. 이 때문에 김태술 박찬희 이정현을 보내야 했다. 합숙이 없어지면 급여로 보전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샐러리캡이 증가된다고 해도 고액선수에게로 몰려서는 안된다. 저액연봉 선수들에 대한 지원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는 "늘 뒷돈, 사전담합 이야기가 많다.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KBL 뿐만 아니라 구단간에도 불신이 가득차 있다"며 "외국인 선수 제도는 지금까지 모든 것을 다해봤다. 이제 모든 제한을 풀어보는 것만 남았다. 이번에 대체선수로 합류하는 외인들은 전부 3만달러(월봉)를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인데 2만달러를 자진해서 받겠다고 했다. 선수들에 대한 뒷돈 불신이 생기는 이유"라고 했다. 김성기 사무국장은 "필요할 때는 샐러리캡을 다소 넘어설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 이른바 소프트캡 같은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너무 경직돼 있으면 불법을 조장하는 꼴이 된다"했다.

이준우 사무차장은 "시행은 하되 잘못된 부분은 적극 논의해 수정하겠다. 향후 큰 그림을 가지고 행정에 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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