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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남자농구는 국제대회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아시아권에서도 순위가 떨어지고, 위상이 추락하고 있었다. 국제 경쟁력 부족을 걱정하고,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런데 이번 아시아컵에서 4강에 진입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반전이다.
필리핀전을 경기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중국, 이라크, 카타르와 함께 '죽음의 조' B조에 편성된 필리핀은 가볍게 3연승을 거두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반면, C조의 한국은 4개팀 중 3위로 간신히 12강에 올랐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D조 2위 일본과 운명같은 승부에서 이겨 어렵게 8강 고지를 밟았다.
한국은 8강전까지 4경기에서 평균 9개의 3점슛을 넣었다. 성공률 36%. 필리핀은 예선 3경기에서 경기당 12.3개, 42% 성공률로 한국을 앞섰다.
필리핀도 25개 중 11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 44%로 좋았지만, 던지면 들어가는 한국의 3점포를 당해낼 수 없었다.
장거리 3점슛으로 유명한 NBA 최고 스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도 성공률은 40%대 초반이다. 2016∼2017시즌에 789개 중 324개를 넣어 41.1%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NBA 최고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한 팀은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39.1%였다.
한국은 주최국 레바논을 80대70으로 누른 이란과 20일 준결승전에서 만난다. 이란은 중국과 아시아 최강을 다투는 나라다. 2005년 이후 한국은 아시아컵에서 이란을 이겨보지 못했다. 2년 전인 2015년 대회 때 8강에서 이란에 무릎을 꿇었다.
이란의 주력 선수는 하메드 하디디다. 그를 얼마나 막아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하디디가 뛴 이란에 2014년 아시안게임 외에 이긴 적이 없다. 한국은 8강전까지 5경기에서 43%의 3점슛 성공률로 1위에 올랐다. 이란은 38.6%로 전체 3위다.
'난적' 일본에 이어 필리핀을 무너트린 한국이 이란까지 잡을 수 있을까. 3점슛이 열쇠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