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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농구인생 마지막 점수는 삼성 우승으로 채우겠다."
-계약서에 사인한 소감은?
내가 생각했던 금액보다 너무 많은 돈을 주셔서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코트에서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친정에 돌아오게 돼 설렌다. 나를 잘 아는 코칭스태프가 계셔서 편하게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사인을 했으니 이상민 감독님께 전화를 드릴 것이다.
선수 구성을 많이 생각한 것 같다. 일단 삼성에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있다. 거기에 마음이 많이 갔다. 부산 kt 소닉붐도 국내 멤버가 좋지만, 삼성의 문태영 김태술 등에게 더 마음이 끌린 게 사실이다. 임동섭과 김준일이 상무에 입대해 그 공백이 있지만, 내가 어떻게든 임동섭의 공백은 메울 수 있을 것 같다. 파워포워드 자리도 동료들과 함께 메워보겠다. 두 선수의 공백 티가 안나게 하는 게 내 임무인 것 같다.
-몸상태는 어떤가.
사실 시즌 막판 무릎을 다쳐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에만 뛰었다. 그 때 20분을 뛰었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이제 가족 여행만 잠시 다녀오고 재활 운동에 들어갈 것이다. 삼성 트레이너 파트와 만나 몸상태를 점검하겠다. 삼성은 부상, 재활 관리 등에 있어서 최고의 팀이기 때문에 큰 걱정 안한다.
-밖에서 본 삼성은 어떤 팀?
삼성이 사실 수비는 그렇게 잘하는 팀이 아니다. 수비는 집중력, 센스가 없으면 안되는 부분이 있다. 내가 수비에 더 치중을 해야할 것 같다. 내가 들어간다고 확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시합 중간중간 동료들과 소통하며 수비 허점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겠다. 공격은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나는 그저 돕기만 해도 될 것 같다. 물론, 공격 역할도 맡겨주시면 다 소화해날 수 있다.
-'인생은 김동욱처럼'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나도 그 말을 보고 빵 터졌다. 프로에 처음 왔을 때 선배들이 해준 얘기가 '어떻게든 붙어있어라'였다. 사실 프로 초반 시합 못뛰고 할 때는 다른 일을 찾아볼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선배들이 '네가 어디서 이런 연봉을 받겠나. 연봉 상관 없이 5년, 10년 오래 살아남는 자가 승자'라고 얘기해줬다. 그렇게 한 시즌, 한 시즌 하다보니 나도 여기까지 왔다. 스스로 내 농구인생에 대한 점수를 주면 8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때 최정상도 찍어보고, 대학 때는 부상으로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프로에서는 1분도 못뛰는 후보에서 오리온 우승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이제 부족한 20점은 삼성에서 채우고 싶다. 계약기간 3년 안에 우승을 한다면 남은 점수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005~2006 시즌 이후 삼성 우승이 없다. 그 때는 식스맨으로 우승했다. 이제는 메인 선수로 삼성 우승 꿈을 이루고 싶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