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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MVP 2연패. 올 시즌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우수 선수.
박혜진의 시대다. 여자농구의 전설이자, 한국 농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테크니션으로 꼽히는 정선민 신한은행 코치는 "박혜진을 보면 정말 농구가 계속 는다. 이제 코트에서 자기 마음대로 한다. 자신감과 함께, 팀 동료를 활용하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감탄한다.
한마디로 완벽한 선수다. 1m78로 포인트가드로서 큰 키에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 스피드도 뛰어나다. 여기에 마인드 자체가 최강 우리은행의 에이스답다. 항상 자신을 채찍질한다.
배시시 웃던 그는 "더 배워야죠. 아직 더 배워야 해요"라고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물었다. "어떤 부분을 더 해야 하나.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나"라는 유도성 질문.
박혜진은 단순한 겸양의 말이 아니었다. 그는 "1대1을 기술을 더 익혀야 해요"라고 했다. "1대1 기술을 어떻게 익힐거냐"고 하자 "비 시즌 동안 스킬 트레이닝을 했으면 해요. 국내도 좋고, 해외도 괜찮고, 어쨌든 스킬 트레이닝을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에서 기술을 갈고 닦고 싶어요"라고 했다.
여자농구는 수준이 떨어진다. 확실히 그렇다. 오픈 3점슛 뿐만 아니라 2점슛의 야투율도 많이 떨어진다. 선수 폭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노력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이 그렇다.
외부적 요인도 있다. 선수 층은 한정적인데, 은행권 구단은 모두 우승을 원한다. 심지어 어떤 구단은 감독을 제치고 구단 고위 수뇌부와 선수가 직접 통화하는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프로가 아니다.
기량은 늘지 않는데 베테랑이 된다. 연봉을 깎거나 은퇴를 시킬 수도 없다. 선수층이 얇기 때문에 그 선수라도 써야 한다. 여기에 집단적 생활에서 나오는 부작용도 나온다. 이런 악순환이 여자프로농구는 되풀이된다. 때문에 노력하지 않는 선수, 떨어지는 기술로 인해 리그의 수준 자체가 점점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박혜진은 정말 '가뭄의 단비'다. 팀에 미치는 영향도 대단하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가장 잘하는 선수가 항상 채찍질을 하기 때문에 팀 분위기 자체가 항상 노력하는 분위기로 유지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5연패를 달성했다. 박혜진은 주역이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는 "욕심이 많은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욕심이 아니다. '프로정신'이자 '열정'이다. 매 시즌 퇴보하는 한국농구가 가장 부족한 부분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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