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오리온 오리온스가 2015~2016시즌 KCC 정규시즌 개막 2연전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KGC를 86대76으로 제압했고, 연이어 '동부산성' 동부를 100대88로 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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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은 13일 원정에서 높이를 앞세운 동부의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동부는 지역 방어에 맨마킹을 섞은 변칙 수비로 나섰지만 오리온의 다양한 공격 루트에 100점이나 얻어맞고 말았다.
이번 시즌 새로 합류한 토종화된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가 25분만 뛰고도 40득점(7리바운드)을 몰아쳤다. 포인트 가드인 단신 외국인 선수 조 잭슨(1m80)은 15분 동안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알토란 같은 10득점과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해결사' 문태종도 22득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허일영도 11득점 7리바운드를 보탰다. 4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포워드 김동욱과 가드 정재홍이 5득점씩을 보탰다.
오리온은 10개팀 중 가장 선수층이 두텁다. 다른 팀에선 오리온의 선수 구성이라면 3개팀을 꾸릴 수도 있다고 부러워한다. 공격 루트와 득점원이 다양하다보니 상대는 수비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헤인즈는 내외곽, 속공과 지공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선수다. 잭슨도 오리온의 고질적인 포인트 가드 문제를 풀어줄 확실한 대안이 되고 있다. 그는 두 경기를 통해 3점슛과 순간 돌파 능력을 입증해보였다. '타짜' 문태종은 체력만 받쳐준다면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다. 3점슛이 정확한 허일영은 이번 시즌 골밑을 좀더 열심히 파고들 준비를 마쳤다.
포워드 이승현은 현재 국가대표팀 차출로 9월 1라운드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이승현은 비시즌 소속팀의 외국인 코치 초청 스킬 훈련으로 골밑 플레이에 자신감이 생겼다. 그가 소속팀으로 돌아온다면 오리온은 공수에서 옵션이 더 다양해진다.
변수는 토종 가드와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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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5시즌에도 오리온는 1라운드 초반 8연승으로 잘 나갔다. 하지만 길렌워터(현 LG)에게 너무 의존했고, 토종 선수들의 경기력이 요동치면서 고비에서 무너져 5위에 그쳤다.
오리온의 취약 포지션은 토종 가드진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결혼한 이현민이 두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자신감이 부족한 듯 보였다.
반면 개인 사비로 미국 연수를 받고 온 정재홍은 두 경기를 통해 발전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직 검증된 단계가 아니라 속단은 금물. 베테랑 가드 임재현은 체력이 변수다.
이 토종 가드들이 중요한 승부처 경기에서 모비스 같은 조직력이 뛰어난 상대를 만났을 때 매끄럽게 경기를 풀어줄 지는 아직 의문이다. 앞선이 강한 압박에 무너지면 좋은 포워드 자원들은 아무런 쓸모가 없어진다.
오리온의 또 다른 불안요소는 수비다. 공격이 항상 매끄럽게 잘 터져준다는 보장은 없다. 또 플레이오프 같은 단기전에선 수비가 최우선이다.
오리온은 두 경기에서 평균 82실점을 했다. 팀 최소 실점은 모비스로 67.5점이다. 아직 두 경기라 이 지표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팀 수비 조직력은 단 시간인 1~2년 만에 완성되지 않는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실점이 75.1점으로 7위였다.
오리온은 정규시즌에 실점을 줄여나가는 걸 몸에 익혀야 한다. 그래야만 2014~2015시즌 같은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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