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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도전 이종현과 하승진, 방성윤의 교훈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4-22 12:07


이종현. 아시안게임 4강전 일본과의 경기장면. 사진제공=KBL

6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4-2015 프로농구 KCC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KCC 하승진이 몸을 날려 라인을 벗어나는 볼을 살려내고 있다.
잠실실내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06.

SK 나이츠 시절 방성윤의 모습. 스포츠조선DB

새로운 도전은 충분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부분도 있다.

고려대 이종현(2m6)이 NBA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 미국 인터넷 매체 드래프트 익스프레스가 22일(한국시각) 이같은 보도했다.

7월 NBA 서머리그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종현은 NBA에 도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잠재력'이다.

그의 신체조건은 '빅맨'으로서 나쁘지 않다. 게다가 유연한 그의 피봇 능력과 21세에 불과한 젊은 나이도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기량 자체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일단 파워가 문제다. NBA의 강한 골밑 몸싸움을 위한 피지컬적인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그렇다고 운동능력이 뛰어난 편도 아니다. 또 하나는 세부적인 기술이다. 센터로서 훅슛이나 포스트 업 능력이 특출하진 않다. 중거리슛 능력도 떨어진다.

즉, 아직까지 NBA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드래프트에서 참가하더라도 지명받을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그는 차세대 국가대표 센터다. 지난해 농구월드컵에 참가했다. 블록슛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기록은 약간의 거품이 있다. 당시 상대팀은 한국 선수들에 대한 스카우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돌적인 골밑 돌파를 하다가 이종현과 김종규의 블록슛에 걸린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이종현의 림 보호능력이나 블록슛 능력이 NBA에서 통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하다고 평가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백업 센터로 활약했는데, 예상보다 저조한 활약이었다. 위에서 지적한 세부적인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절체절명의 승부처나 실전에서 기용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하승진(KCC)의 교훈을 잘 살펴야 한다. 그는 2004년 NBA 드래프트 2라운드 17번(전체 46순위)으로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에 지명됐다. 하지만 대부분 NBA 하부리그인 NBDL에 머무르거나, NBA에 입성해서도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다. 대부분 승부가 결정된 시점에서 투입,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NBA 드래프트에 지명된 당시 하승진은 '뛸 시간이 많은 국내나 다른 리그에서 많은 출전을 통해 기량과 경험을 발전시킨 뒤 NBA에 도전하는 게 가장 확률높다'는 얘기가 있었다. 타당한 지적이었다. 하지만 하승진은 두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린 뒤 포틀랜드에서 방출됐다. 결국 2008~2009시즌 우여곡절 끝에 국내로 돌아왔다. 결국 기량을 발전시킬 시기를 놓쳐버린 하승진은 올 시즌 '부상이 잦은 빅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됐다. FA로 풀리지만, 주가는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NBA에서는 유망주를 드래프트 한 뒤 '숙성'된 과정을 일부러 거치게 한 뒤 NBA로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종현 역시 여전히 기량발전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당장 NBA 입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절대적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래야만 NBA 입성도 좀 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필수적으로 자신의 기량에 맞는 수준의 많이 뛸 수 있는 리그를 선택하는 게 필요하다. 국내프로무대에서 뛴다면, 기본적으로 외국인 선수를 압도할 수 있는 테크닉과 파워를 갖춰야 한다.

미국무대를 두드린 또 다른 선수는 방성윤이다. 2004년 NBA 하부리그 NBDL 로어노크 대즐에서 뛰었고, 2005년부터 SK에서 활약했지만, 2008년에는 리노 빅혼스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당시 방성윤은 부족한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 닭가슴살만 먹으면서 체중을 조절하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루머가 있었다.

당시 미국에 있던 방성윤을 지명한 구단은 KTF(KT의 전신)였다. 하지만 연봉 협상 과정에서 트러블이 생겼고, 결국 트레이드를 통해 SK가 방성윤의 권리를 가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방성윤의 몸값에 대한 수많은 루머가 돌았다.

결국 방성윤은 SK와 끝내 동화되지 못했다. 당시 SK는 암흑기였다. 방성윤의 개인기록은 좋았지만, 팀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시즌이 반복됐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방성윤은 잦은 잔부상으로 팀 공헌도도 좋지 않았다.

자칫 이종현의 'NBA 도전'이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액션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승진과 방성윤의 예에서 교훈을 도출하는 게 필요하다.

도전은 박수받을 만하다. 하지만 NBA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 그 부분이 무엇인지 이종현은 냉정하게 파악해야 한다. 뼈를 깎는 노력도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이종현의 기량은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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