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나이츠는 '빅포워드' 군단으로 불린다. 가드 한 명에 포워드 네 명을 쓰는 농구로 지난 두 시즌 동안 큰 재미를 봤다. 하지만 어느 팀이든 전략이 성공하면, 상대의 분석이 뒤따르는 법. 끊임없는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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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억지로 심스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부작용을 초래한다. 잘 되는 쪽을 더 많이 가져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심스는 최근 세 경기 모두 20분 이상 뛰었다. 김민수와 박상오의 부상으로 포워드 라인에 공백이 커지자, 심스를 활용한 정통 라인업으로 승부한 것이다.
세 경기 성적은 괜찮았다. 22일 모비스전에서 28분 29초를 뛰며 17분 10리바운드를 기록한 심스는 24일 KCC전에서 28분 52초 동안 18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두 경기 연속 더블-더블. 26일 kt전에서도 21분간 15득점 9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다.
외국인 선수 두 명으로 최적의 조합을 내는 건 모든 팀의 과제다. 두 명 모두 좋은 선수를 쓰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도 헤인즈와 심스라는 좋은 자원을 가진 SK는 상황이 좋은 편이다.
문 감독도 "출전시간을 잘 조절해 약점을 커버하고, 강점은 더 높이는 식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26일 kt전에서는 이러한 분배가 잘 됐다. 적절하게 헤인즈와 심스를 교체하면서 절반씩 출전시간을 나눠가졌고, 둘은 나란히 15득점씩을 올렸다. 심스의 체력도 감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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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심스를 활용할 때, 빅포워드 대신 투입되는 가드들의 활약도 빛났다. 골밑에서 강한 심스가 들어갔을 땐, 심스로 인해 외곽에 파생되는 찬스가 많아진다. 외곽에서도 두 명의 가드가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야 한다.
하지만 풀타임을 소화하는 포인트가드 김선형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최근 SK는 신인 이현석과 LG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형철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현석과 박형철은 심스가 20분 이상 뛴 최근 세 경기에서 나란히 출전시간이 급증했다.
문경은 감독은 "빅포워드들이 수비나 리바운드 제공권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인다. 신장이 작은 팀 상대로는 1가드 4포워드가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신장이 비슷한 모비스 등의 팀에서는 같이 저득점으로 간다"며 "이럴 때 외곽에서 김선형이 활발히 움직여줘야 하는데, 이현석과 박형철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탯이 안 나오더라도 둘은 김선형의 버거운 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굉장한 효과다. kt전에서도 김선형이 이재도를 따라 다니느라 체력 문제가 있었는데, 둘 덕분에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는 심스의 활용법을 두고, 매 시즌 고민해왔다. 이제 그 실마리를 찾은 느낌이다. 동시에 이현석과 박형철이라는 두 가드도 발견했다. 김민수와 박상오의 동반 이탈로 고전했던 SK지만, '전화위복'이 된 건 분명해 보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