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원주 동부의 경기가 열렸다. 전자랜드 정영삼(오른쪽)이 동부 박병우의 수비를 제치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12.10
'부상 때문에 농구를 더 잘하게 됐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 무대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는데 확 피어난 꽃들이 많다. KT 2년차 가드 이재도가 그렇고, 삼성 신인 센터 김준일도 예상 밖 활약이다. 전자랜드는 정영삼이 대표적이다. 사실, 국가대표 경력도 있는 정영삼이 이 선수들과 같이 묶이는 것이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말대로 "신인 때 잠깐 이름을 알린 후 그동안 조용했다. 해결사 기질이 부족해 눈에 띄지 않았다"던게 정영삼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군계일학'이다. 전자랜드의 에이스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승부처 대담히 던지는 슛, 그리고 성공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유 감독은 "3점슛을 죽도록 연습하더니 저말 좋아졌다. 하지만 정영삼이 진짜 강한 이유는 3점슛 뿐 아니라 돌파, 미들슛 등 2점 플레이도 가능한 선수라는 점"이라고 설명한다. 정영삼은 유 감독의 말대로 2일 모비스전에서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고비 때마다 득점을 했다. 20득점. 팀의 72대68 승리를 이끌었다.
그렇다면 정영삼은 자신의 활약에 대해 스스로 어떤 평가를 내릴까. 정영삼은 "사실 신인 때, 젊었을 때는 운동능력을 앞세웠다. 드라이브인, 돌파가 슛보다 당연히 자신있었다"고 했다. 정영삼은 이어 "하지만 농구 하면서 부상이 많았다. 운동능력이 떨어지더라. 몸이 아프다보니 슛 없이는 살아남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연습을 많이 했다. 슛 성공률이 좋아졌다. 그렇다고 이전에 쌓았던 개인기에서도 자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상 때문에 슛과 돌파 능력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게 된 것인가"라고 묻자 쑥쓰럽게 웃더니 "어떻게 보면 그런 것 같다. 매순간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했다.
정영삼은 시즌 종료 후 왼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허리, 발가락, 무릎도 아프다. 정영삼은 이에 대해 "내 부상 정도는 모든 선수들이 다 안고 뛰는 것"이라며 "다만 팔꿈치는 걱정이다. 이번 시즌도 걱정이지만, 수술 후 재활을 해야해 다음 시즌이 당장 걱정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