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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큰 기대를 했는지 몰라요."
하지만 입단 이후 자리를 먼저잡은 건 홍아란이었다. 상대적으로 큰 키와 강한 승부근성을 앞세운 홍아란이 심성영보다 먼저 주목을 받은 건 냉정한 프로리그에서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 지도 모른다. 심성영은 입단 이후 3시즌 동안 겨우 9경기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서동철 감독이 새로 팀의 지휘봉을 잡은 후부터 심성영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서 감독은 가드진이 약한 팀의 상황을 고려해 키는 작아도 스피드와 볼핸들링이 좋은 심성영을 집중 조련하기 시작했다. 2013~2014시즌에 심성영은 가능성을 보였다. 32경기에 나와 평균 11분59초를 뛰며 식스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시즌 1라운드 기량발전상(MIP)을 받기도 했다. 내심 서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심성영을 본격적으로 홍아란과 함께 투입하는 전략도 구상했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심성영이 초반 9경기를 뛴 뒤 무릎부상으로 나오고 있지 못하기 때문. 처음에는 금세 복귀할 것으로 보였다. 무릎 건염으로 진단됐는데, 빠르면 4주에서 길어야 6주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복귀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무릎 인대가 부분 파열된 변연하보다 회복이 더디다. 서 감독은 "계속 통증이 있다고 한다. 정말 안타까운 선수"라며 자신이 공을 들여 만들어낸 제자의 처지를 가슴 아파했다. 지금으로서는 1월 중하순에도 돌아올 수 있을 지 판가름하기 어렵다.
이렇게 심성영의 재활이 길어지면서 KB스타즈도 점점 위기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연쇄 부상으로 인해 가드진에 구멍이 커졌기 때문. 심성영에 이어 김유경도 지난 12월22일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시즌을 접었다. 또 간판 가드 홍아란도 12월31일 KDB생명전에서 2쿼터 도중 발목을 삐끗해 경기 내내 뛰지 못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휴식은 분명 필요하다. 경기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위기다. 서 감독의 표정은 그래서 더 어둡다. 과연 KB스타즈가 불운 속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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