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이상민 감독은 경기 전 라커룸에서 우울한 소식을 전했다.
1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삼성과 전자랜드전. 상대가 전자랜드라서 김준일의 공백은 더욱 뼈아팠다.
전자랜드는 골밑에 약점이 있는 팀. 주전센터 주태수가 부상 후유증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골밑에서 버틸 수 있는 선수는 테런스 레더밖에 없다.
하지만 이동준의 수비는 엉망이었다. 1쿼터 전자랜드는 이정제 함준우 등 포워드진의 득점이 연속으로 터졌다. 이동준은 수비에서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상대의 스크린에 마크맨을 번번이 놓쳤다. 결국 전자랜드는 이동준의 약점을 이용한 화려한 패스게임으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이동준의 수비 약점은 삼성 입장에서 매우 뼈아프다. 팀내 최다인 연봉 4억원이 너무 아깝다. 2008년 프로 데뷔 이래 그는 항상 수비력에 대해 지적받았다.
좋은 운동능력과 파워로 골밑 공격은 준수하다. 하지만 수비는 낙제점이다. 기본적으로 대인방어가 너무 약하다. 상대 페이크에 쉽게 반응한다. 수비 범위도 좁은 편이다. 지역방어에 대한 이해도 역시 전무하다. 대부분 농구 전문가들은 "이동준은 수비 센스 뿐만 아니라 팀 패턴에 대한 이해도도 매우 낮다"고 말한다. 아무리 수비가 약한 베테랑이라고 하더라도, 경험이 쌓이면서 나름 발전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동준의 오랜시간 수비력이 전혀 발전하지 못한 부분은 반성해야 한다. 수비에 대한 의지, 상대에 대한 연구, 그리고 노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결국 삼성 입장에서 그는 '계륵'이다. 올 시즌 평균 17분8초만을 뛰며 8.36득점, 2.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결국 김준일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할 이동준은 이날 삼성의 완벽한 아킬레스건이었다. 2쿼터 4분49초를 남기고 레더에게 거친 파울, 인텐셔널 파울을 범하기도 했다. 수비에 대한 기본기와 센스가 전무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수비가 약하다면 공격에서라도 제 몫을 해줘야 했다. 하지만 공격에서도 중심을 잡지 못했다. 효율성이 전혀없는 골밑 공격이 이어졌다. 승패가 사실상 결정된 3쿼터까지 이동준은 4득점, 2리바운드. 2점슛 야투율은 29%(7개 시도 2개 성공)에 그쳤다. 삼성의 공격 밸런스는 완전히 깨졌다. 리오 라이온스에게도 악영향을 미쳤다. 김준일이 골밑에 어느 정도 중심을 잡아주면서, 라이온스가 내외곽을 휘젓는 공격 패턴은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동준은 그런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이날 슛 감각이 좋지 않았던 라이온스는 철저히 고립되며 난조를 보였다. 결국 삼성 공수의 응집력과 조직력은 완전히 사라졌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이동준 대신 송창무를 기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동준이 김준일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건 불가능했다. 이동준 '딜레마'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