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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 유재학 감독이 가장 집중적으로 조련한 선수는 경희대 김종규와 김민구다.
유 감독은 김종규의 2대2 수비에 대해 구체적인 위치까지 지적하며 집중조련했다. 김민구에 대해서는 수비와 함께 뛰어난 공격을 살릴 수 있는 움직임에 대해 주문했다.
결국 그들은 대표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결국 예선 중국전에서 이승준 대신 김종규가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골밑을 제대로 사수했고, 필리핀 대만전에서 김민구의 슛이 폭발했다.
그런데 이제 적으로 만난다. 모비스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 1회전에서 문태영(24득점, 6리바운드)과 함지훈(20득점, 10리바운드)을 앞세워 86대70으로 완파했다. 동부는 체력관리를 위해 김주성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모비스는 확실히 강했다. 양동근(12분26초)이 많은 시간을 출전하지 않았지만, 백업 포인트가드 김종근(12득점, 4어시스트)은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김종근과 문태영의 속공은 위력적이었다. 특유의 강력한 수비력도 보여줬다. 결국 별다른 위기없이 동부를 수월하게 이겼다. 올해 지휘봉을 잡은 동부 사령탑 이충희 감독은 데뷔전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모비스의 2회전 상대는 경희대다. 20일 오후 4시에 열린다.
경희대는 16일 KCC를 70대56으로 완파한 바 있다. 김종규가 17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김민구는 27득점, 8리바운드로 최다득점을 올렸다. 경희대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두 국가대표에 경희대 '빅3' 중 하나인 두경민(20득점)도 버티고 있다.
대회 직전 경희대는 고려대, 상무와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모비스가 만만한 팀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가 빠졌지만, 프로팀 중 가장 우승에 근접한 팀이다.
양동근 함지훈 문태영이 있을 뿐만 아니라, 수비조직력 자체가 대학팀보다 수준이 높다.
여러가지가 얽혀 있다. 첨예한 자존심 대결이 있다. 대학농구를 대표하는 최부영 감독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프로팀 감독들은 참 강심장이더라"고 말했다. 당시 프로팀은 대부분 1.5군 내지 2군으로 경기를 했다. 최 감독은 "우리도 그냥 편안하게 하기로 했다"고 프로팀 사령탑에 대해 비난을 한 바 있다. 당시 경희대는 전자랜드에 1회전에서 패했다.
그러자 유재학 감독은 "일부 대학 감독이 프로팀을 향해 불만을 토해내고 있는데, 듣는 입장에서는 아주 불쾌하다. 실제 프로 1.5군도 이기지 못했다. 훈련이나 기술을 더 많이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한 바 있다.
적으로 돌아선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 그리고 김민구, 김종규. 지난 대회 양팀 감독의 날 선 설전. 그리고 프로와 아마 최강의 자존심 대결까지.
당연히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다. 그런데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통해 김민구와 김종규는 유재학 감독의 집중조련으로 훌쩍 커 버렸다.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모비스와 경희대의 8강전이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상무가 LG를 79대71로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상무는 20일 KGC와 2회전을 치른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