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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후보 고려대 경희대, 프로팀과 비교한 실제 전력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8-19 07:18


2013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16강 경희대와 KCC의 경기가 16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경희대 김민구가 KCC 김효범의 수비사이로 레이업 슛을 시도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고려대 간판센터 이종현. <마닐라(필리핀)=사진공동취재단>

FA컵의 전통적인 백미는 '아마의 반란'이다.

프로와 아마가 어우려져 하는 대회. 당연히 '이겨야 본전'인 프로팀은 심리적인 부담이 매우 강하다. 여기에 시즌 준비 등 복잡한 사정 때문에 베스트 전력을 다하지 못한다. 게다가 탈락하면 짐을 싸야하는 살 떨리는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반란의 요소들은 매우 많다. 그런데 프로-아마 최강전은 예외적인 대회다.

미디어 데이에서 공통적으로 뽑은 '빅3'는 고려대, 경희대, 상무였다. 프로팀 주전들도 경쟁해야 하는 상무는 당연히 꼽힐 수 있다. 윤호영 박찬희 이정현 뿐만 아니라 프로팀의 유망한 선수들이 모두 몰려있다.

그런데 고려대와 경희대가 꼽힌 이유는 뭘까. 객관적인 전력 자체가 매우 강하다.

대표팀 수준의 선수들이 몰려있다. 고려대는 이종현과 문성곤이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대학 최고의 파워포워드 이승현 역시 대표팀에 근접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5순위 안에 무난히 들 것으로 평가받는 박재현 역시 걸출한 가드다. 여기에 고교시절 최고가드였던 이동엽과 폭발력 뛰어난 식스맨 김지후 등이 있다. 선수 면면을 보면 예전 현주엽 전희철 신기성 김병철 양희승 등이 포진했던 '헝그리 베스트 5'급 고려대와 비슷하다.

'빅3'의 존재감으로만 보면 경희대는 고려대 뿐만 아니라 어떤 프로팀과도 밀리지 않는다. 차세대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가 있고,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했던 김민구도 있다. 두 선수의 기량은 프로에서도 최상급 수준이다. 여기에 득점력 뛰어난 포인트가드 두경민 역시 만만치 않다.

이런 전력 때문에 고려대와 경희대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프로팀의 약화현상도 있다.

기본적으로 부상자가 많다. 오리온스는 최진수가 없다. 김동욱 역시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되지 않았다. KGC는 오세근과 양희종 그리고 김일두가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다. 동부 역시 김주성이 제대로 뛰지 못했다. 따라서 1회전에서 고려대가 오리온스를, 경희대가 KCC를 누른 것은 '파란'이 아닌 어느 정도 당연한 결과다. 현재 8강에 오른 팀들 중에도 모비스와 SK 정도만이 이들에게 위협을 가할 견제세력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고려대와 경희대의 실제 전력은 어느 정도일까.

확실히 좋은 전력이지만, 세부적인 약점들이 있다. 두 팀 모두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약점은 수비 조직력이다. 골밑 수비는 강하지만, 세부적인 2대2 수비에는 약점을 보인다. 골밑의 높이가 워낙 좋기 때문에 1회전에서 이런 약점들이 제대로 드러나진 않았다. 그러나 기본적인 수비능력 자체는 프로팀에 비해 떨어진다.

여기에 고려대의 경우 프로팀의 변형수비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져 보인다. 1회전에서 오리온스의 골밑 트랩 디펜스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또 하나, 경기를 냉정하게 조율할 확실한 포인트가드의 능력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

경희대는 '빅3'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 더 나아가 주전과 백업멤버들의 능력 차이가 크다. 대학팀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경기 후반 커다란 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고려대 이승현을 제외하면 포지션별로 매치업 상대들과의 파워대결에서 미세하게 밀리는 경향이 있다. 보이진 않지만,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이런 세부적인 약점들 때문이다. 고려대와 경희대는 모비스, SK, 상무 등과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진 경기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8강전에서는 고려대가 KT, 경희대가 모비스와 경기를 벌인다. 두 경기의 승자가 4강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대진으로만 보면 경희대가 훨씬 더 험난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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