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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몰락에 대한 유재학 감독의 시각

기사입력 2013-08-13 20:03 | 최종수정 2013-08-14 07:53

[포토] 이란-중국, 양보없는 창과 방패!
2013 남자농구아시아선수권대회 중국과 이란의 조별예선 경기가 3일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렸다. 이란 카르두스프의 골밑 돌파를 중국 주팡위가 파울로 저지하고 있다.
/2013.08.03/ <마닐라(필리핀)=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잘 싸웠다. 3위로 내년 스페인 농구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게다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중국을 누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이변은 중국의 탈락이다. 그동안 이란과 함께 아시아 2강을 형성했던 중국 농구다.

기술이나 조직력이 뛰어나진 않았지만, 탁월한 신체조건으로 아시아 정상권의 전력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조별 예선에서 한국과 이란에 패한 데 이어 8강에서 한 수 아래였던 대만에게 패하며 38년 만에 4강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중국 부진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제기되고 있다. 일단 야오밍 이후 에이스로 꼽혔던 이지안리에의 잔부상으로 인한 부진. 주전 가드 류웨이의 부상도 있었다. 게다가 효과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왕즈즈(34), 주팡위(30)는 노쇠했고, 한 때 장신 포인트가드로 각광을 받았던 순유에(28·2m4)는 성장이 정체됐다. 차세대 간판 센터 왕저린(19·2m12) 리 시아오수(23·2m7) 등은 아직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현장에서 지켜본 유재학 감독의 생각은 어땠을까. 그는 13일 "중국의 사령탑이 자신의 팀이나 아시아 농구에 대해서 파악이 안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만약 정상적인 경기운영을 했다면 중국의 전력은 여전히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감독은 그리스 출신 파나요티스 야나키스다. NBA 신인드래프트 지명이 된 그리스의 명 포인트가드 출신. 2005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그리스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그러나 올해 중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대표팀 선발과정에서 잡음이 있었고, 당연히 많은 준비를 하지 못했다.

유 감독은 "중국의 전력은 여전히 아시아 정상급이다. 류웨이의 부상을 고려하더라도 여전한 강팀"이라고 했다.

사실이다. 류웨이는 안정적인 포인트가드지만, 리딩능력이나 득점력이 그리 강렬하진 않다. 오히려 수비에서는 이번 대회 주전 가드로 나왔던 천징화가 더 낫다. 게다가 주전급으로 도약한 왕시펑, 장보 등 포워드 라인도 튼실하다. 하지만 중국은 리지안리에에 대한 과한 의존도, 단순한 1대1 공수 패턴 등으로 결국 무너졌다.

이번 대회 중국의 평균 키는 2m2다. 여전히 높이는 세계 정상급이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분석과 조직력을 갖추지 못하면 몰락은 한 순간이다.

그러나 중국이 내년 스페인 농구월드컵에 나갈 길은 여전히 남아있다. 4장의 와일드카드가 있다. 올림픽은 와일드 카드 역시 철저하게 대회를 거쳐 순위로 결정한다. 하지만 농구월드컵은 다르다. 4장의 카드를 모두 조직위원회가 가지고 있다. 그들이 '아깝게 탈락한 팀을 선정, 네 장의 초청권을 부여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아깝게 탈락한 팀의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막강한 스포츠 외교력과 10억이 넘는 인구를 가진 중국이 와일드카드 한 장을 움켜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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