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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김주성 "(중국)이겨서 관심끌고 싶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8-05 08:23 | 최종수정 2013-08-05 08:23


남자농구대표팀의 센터 김주성은 승리가 절실하다. 리바운드 하나가 승패를 가른다고 생각한다. 몸싸움도 적극적으로 한다. 내년 스페인 월드컵에 한국이 꼭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2013 남자농구아시아선수권대회 한국과 이란의 조별예선 경기가 2일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렸다. 한국 김주성이 이란 하다디를 완벽하게 따돌리며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2013.08.02/ <마닐라(필리핀)=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베테랑 센터 김주성(34·동부)은 중앙대 1학년이었던 1998년 남자농구 그리스세계선수권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16위. 세계의 벽은 아찔한 정도로 높았다. 그리고 그해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중국에 져 은메달을 땄다.

이후 15년의 시간이 지났다. 김주성은 부상 등으로 몇 번 빠진 걸 빼고는 거의 매번 대표선수로 살아왔다.

김주성은 지금 필리핀 마닐라에 있다.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나이로 따지면 이승준(35)에 이어 두번째다. 하지만 국가대표 경험에선 김주성이 단연 최고다. 사실상 김주성이 이번 대표팀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젊은 센터 고려대 1학년 이종현(19)과는 나이차가 열다섯살 난다.

김주성은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최소 3위 내에 들어야 내년 스페인 월드컵(구 세계선수권)에 나갈 수 있다. 그는 "내가 내년에 다시 국가대표에 안 뽑힐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선수권에 나가야 한다"면서 "내가 안 나가도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준다는 게 의미가 있다. 나로서는 국가대표 시작이 세계선수권이었고, 내년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이번 대회 성적이 절실하다. 그는 지난 1일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중국을 물리치는데 앞장 섰다. 15득점 3리바운드. 2점슛을 6개 시도해 100% 성공시켰다. 중국이 달아나려고 하면 김주성의 미들슛이 림으로 빨려들어갔다. 기록으로 잡히지 않는 팀 공헌도 많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전을 통해서 김주성이 아직도 대표팀에서 왜 필요한 지가 제대로 드러났다고 말한다.

한국 농구는 국제대회에만 나가면 빅맨들이 주 타깃이 된다. 일단 상대팀과 비교할 때 신장에서 밀리기 때문에 고전하고, 패인이 주로 골밑 싸움에서 지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는 식으로 나온다. 특히 요즘 세계 농구는 골밑 몸싸움에서 파울을 잘 불리 않는다. 반면 국내농구는 조금만 몸이 닿아도 심판의 휘슬이 울린다.

김주성은 "우리 빅맨들은 책임감을 갖고 있다. 리바운드 하나가 승패를 가른다는 생각이다"면서 "몸싸움을 하면서 많이 느끼고 있다. 더욱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표팀의 핵심은 공격 보다 수비다. 높이와 힘이 좋은 상대를 공격으로 무너트리기 보다는 실점을 적게 해야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김주성은 유재학 감독이 이런 얘기를 자주 한다고 전했다. "수비를 열심히 하면 공격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김주성은 중국전 승리 후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다. 이 대회에서 1997년 사우디아라비아대회 준결승전 승리 이후 16년 만에 중국을 잡았다. 그는 국내 농구팬들의 관심을 끌고 싶었다고 했다. 시들했던 팬들은 중국을 잡자 환호했다.

김주성은 "(중국을)이기면 관심을 받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신경을 많이 썼다. 이번에 팬들이 보여준 관심을 잘 이어가야 한다. 목표는 우승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12강 리그에 진출해 있다. 8강전부터는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마닐라(필리핀)=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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