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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재 KCC 감독(47)이 누구인가. 현역 선수 시절 그의 별명은 '농구 대통령'이었다. 그 정도 농구 하나 만큼은 첫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잘 했다.
그는 1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SK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네. 눈도 많이 오고. 감기를 잘 안 걸리는 편인데 감기 때문에 2주 동안 내가 좋아하는 사우나도 못 했다." 허 감독 옆에 있던 최형길 단장은 "꼴찌하면 춥지"라고 했다.
KCC가 2012~13시즌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은 시즌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가드 전태풍이 오리온스로 이적했다. 베테랑 추승균이 선수 은퇴했다. 그리고 국내 최고 센터 하승진이 군입대(공익요원)했다.
허 재 감독은 "이제 욕도 그만하고 째려 보지도 않아야겠다. 훈련할때 선수들에게 너무 소리를 지른다. 그러고 나면 머리가 아플 정도다"라면서 "우리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상황을 알면 우리를 욕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5월 KCC 사령탑에 올라 지난 시즌까지 7시즌 동안 2번 챔피언에 등극했다. 2009년과 2011년 최우수 지도자에 선정되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KCC는 형편없는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수를 수혈했다. 11일 전자랜드 포워드 이한권(34)을 영입했다. 대신 신인 장동영(25)을 전자랜드로 보냈다. KCC가 취약한 포워드진을 보강하기 위해 전자랜드에 요청해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하지만 KCC는 금방 경기력이 좋아지지 않았다. 한 수 위 실력인 SK에 52대84, 32점차로 대패했다. 3승16패가 됐다. 공격과 수비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KCC 유니폼을 입은 첫 날 바로 경기에 출전한 이한권도 팀 플레이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허 감독은 시간이 지날수록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작전타임 때마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우리 게임을 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경기를 원활하게 풀어가지 못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6연승, 15승4패로 단독 선두가 됐다. 2위 모비스(14승4패)는 이날 경기를 하지 않았다.
잠실학생=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