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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프로농구 삼성도 쉬운 길을 택할 수 있었다.
사실 보통 구단같았으면 돈을 쓰지 않고 다음 시즌을 기약했을 것이다. 올 시즌 하위권의 많은 팀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리빌딩 방법이다.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등 초대형 신인들이 나오는 상황. 리빌딩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사실 프로농구판에서 시즌을 포기하면서 리빌딩을 택하는 극단적인 방법이 많았다. KGC가 오세근을 잡으면서 '도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에도 그런 팀들이 많다. 하지만 삼성은 달랐다.
감독 선택도 '파격적'이었다. 모든 팀들이 젊은 감독으로 가는 트렌드. 하지만 삼성은 김동광 감독(59)을 택했다.
삼성은 리빌딩과 성적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사령탑이 필요했다. 그래서 경험이 풍부하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김 감독을 택했다. 여기에 전술적인 능력이 뛰어난 김상식 코치와 '젊은 피' 이상민 코치를 함께 구성했다.
사실 삼성의 초반은 좋지 않았다. 이동준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김승현은 부상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의 저력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4연승이다. 한 시즌도 포기하지 않고 기본적인 전력을 보충한 결과물이다. 리빌딩도 성공적이다. 유성호와 임동섭 그리고 이관희 등이 예상치 못한 활약을 하면서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동안 삼성은 비효율적이라는 말을 많이 듣곤 했다. 투자에 적극적이지만 거기에 걸맞은 성적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KBL(한국농구연맹)의 '하향적 평준화' 정책이 있었다. '하향적 평준화' 정책때문에 삼성의 적극적인 투자는 효율성이 사라지곤 했다. 샐러리캡의 엄격한 제한, 외국인 선수의 연봉 제한 등 수많은 방해요소들이 있었다. 심지어 FA선수들까지도 연봉의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끈질기다. 확실한 원칙 속에서 투자를 하고 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지 모르는 부작용 심한 트렌드는 타지 않는다. 그래서 '전통의 명가'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