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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에 열린 삼성전에서 6득점 10리바운드의 활약을 할 때만 해도 우연이겠지, 이번뿐이겠지 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그 당시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불과 5일 만에 증명해 보였다.
박진수는 2쿼터에 투입 되서 리바운드 2개를 잡아내며 시동을 걸었고 LG가 대반격에 성공한 3쿼터에는 2득점 5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하며 불안하던 LG의 골밑에 무게감을 더했다. 특히 수비에서 자신보다 10~15cm 가량 큰 KT의 서장훈과 장재석 등을 완벽히 막아낸 것은 물론이고 뛰어난 위치 선정과 탄력을 바탕으로 장대 숲 사이에서 연이어 리바운드를 건져냈다.
전반에는 KT의 높이에 고전했던 LG는 박진수의 투입 이후부터 골밑의 열세를 만회하면서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고 결국 KT에 71-66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김진 감독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한 박진수는 2쿼터 투입 이후부터 단 한 번의 교체도 없이 마지막까지 코트를 지켰다. 덕분에 주전 파워포워드인 송창무와 백인선은 박진수 투입 이후 단 한 번도 코트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파워포워드 포지션의 송창무와 백인선은 이번 시즌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이름값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서 김진 감독은 골밑을 아예 포기하고 3명의 가드와 김영환, 외국인 선수로 경기에 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한 선수기용은 언제 어디서든 외곽슛이 터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외곽슛이 침묵할 경우 쉽게 경기를 내주는 단점도 있었다.
LG의 기복 있는 경기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골밑의 안정감이 필요했고 김진 감독이 마지막 승부수로 던진 것이 박진수였다. 1라운드 9경기 중 4경기에만 출장해 총 12분가량만 뛰었던 박진수는 2라운드 첫 경기였던 8일 KGC전부터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출장 기회를 갖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LG는 박진수가 많은 시간을 뛰기 시작한 8일 KGC전부터 15일 KT전까지 4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했다. 박진수가 그 4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은 평균 20분 출장에 5.3득점 6.3리바운드였다. 송창무가 이번 시즌 평균 3.1득점 1.3리바운드, 백인선이 4.4득점 1.7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혜성같이 등장한 박진수의 존재는 LG의 골밑에 큰 힘이 되고 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동부에 지명받았지만 시즌도 시작하기 전에 LG로 트레이드 된 뒤 데뷔 시즌 단 6경기에서 평균 3분 18초만을 뛰고 군입대한 박진수. 군 제대 이후 맞이한 프로에서의 두 번째 시즌에서 자신이 과거 중앙대 연승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이었음을 서서히 증명해 보이고 있다. 박진수가 성장할수록 LG의 기복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LG를 상대하는 팀들은 지금보다 더욱 긴장해야 할 것이다.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