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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아시아농구 선수권대회가 25일 막을 내렸다. 대표팀 선수들도 26일 귀국해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삼보 인연 허 재-김주성, '결자해지' 이룰까.
KBL 리그가 있는 상황에서 대표팀 감독은 누구나 부담스러운 자리다. 그래서 아예 '우승팀=대표팀 감독'으로 못을 박았다. 그렇다면 내년 열릴 대륙별 예선에 출전할 대표팀 사령탑은 누가 맡아야할까. 정해진 룰대로라면 2011-2012 시즌 우승팀 감독의 몫이다.
노장 김주성(32)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 결심이 화제가 됐으나 김주성 없는 대표팀은 상상하기는 어렵다. 김주성은 은퇴 여부에 대한 주위의 짓궂은 농담에 "마지막이란 각오로 뛰겠다는 이야기였다. (오)세근이 (김)종규 등이 부쩍 성장해 대표팀에 내가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만약 뽑아주시면 당연히 뛰는게 선수의 도리"라고 말했다.
김주성은 "2년전 텐진 대회 때는 몸이 좋지 않아 허 감독님을 많이 도와드리지 못했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는 우승을 꼭 안겨드리고 싶어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중앙대 14년 선-후배인 허 재 감독과 김주성은 2002-2003 시즌 특급 노장과 특급 신인으로 TG 삼보에서 뭉쳐 꼴찌팀을 우승으로 이끈 인연이 같하다.
김승현의 대표팀 발탁, 가능한 시나리오?
이번 대회에서 아쉬운 점 하나는 공격력이었다. 전문 슈터의 한계를 노출했고, 센터진의 골밑 활용이 아쉬웠다. 포인트 가드 양동근이 특유의 파이팅으로 스스로 해결사를 자청하며 종횡무진 활약을 했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전광석화같은 패스로 골밑에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까지 완벽하게 해내기에는 무리였다. 특히 양동근의 빠진 빈자리를 메워줄 가드가 아직은 눈에 띄지 않았다.
장신군단과의 맞대결 속에서 센터진과 슈터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특급 가드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다. 차세대 가드의 등장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 자연스레 눈길은 '림보' 상태인 김승현에게로 쏠린다. 소속팀과의 갈등 속에 KBL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표팀 합류에는 신분상의 걸림돌은 없는 상황.
다만, 기량이 문제다. 공백이 길었던 만큼 과연 예전같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대표팀은 기회가 되는대로 김승현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해 발탁 가능성을 저울질할 계획. 필요하다면 허 재 감독이 직접 나서 김승현의 의중을 알아볼 수도 있다.
'전문슈터' 부재, 해결 가능한 과제?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농구는 '해결사 발굴'의 과제를 안게 됐다.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였지만 공격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귀화한 문태종 카드를 빼들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노장 문태종(36)은 과거 허 재 감독의 현역 시절처럼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 슛을 넣는 만능 해결사이기에는 체력이 모자랐다. 주위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선수들은 급하면 문태종에게 볼을 넘겨주기에 바빴다.
'해결사 부재' 는 한국 농구의 구조적 문제다. 꿈나무 시절부터 튀는 농구 대신 조직 농구를 강요받아온 선수들이 하루 아침에 달라지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문태종만이 가진 특별한 기량을 극대화 할 복안을 마련할 것인지, 아니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할 것인지 대표팀 구성과 조직적 역량 속에 숙고해봐야 할 문제다. 허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문태종 의존도를 떨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면서도 "문태종을 어떻게 활용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다"고 밝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