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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남농 국제경쟁력 3가지 독소, 무엇이 문제인가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9-27 13:07


당장 국제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3가지 독소를 빼야 한다. 충분히 실현 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나 무능한 대한농구협회와 인색한 한국농구연맹은 복지부동이다. 언제까지 이런 장면을 봐야하나. 아시아선수권대회 중국전 준결승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아쉬워하는 허 재 감독과 선수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남자대표팀.

여러가지 문제가 많다. 총체적인 난국.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지리멸렬한 한국농구의 행정력이다.

국제경쟁력을 해치는 독소들이 많다. 그 중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있고,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2005년 도하 아시아선수권대회,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9년 텐진 아시아선수권대회 직후 매번 나왔던 얘기들. 그러나 한국농구연맹(KBL)과 대한농구협회(KBA)는 복지부동이다.

대한농구협회는 기대할 것이 없을 정도로 무능하다. 더 큰 문제는 국가대표의 근간을 이루는 한국농구연맹의 안일한 대처다.

인색한 투자는 기본. 국제경쟁력을 저하하는 공인구 문제와 유리농구를 만들어내는 판정에 대해서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세 가지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적인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공인구, 왜 중요한가


대회 공인구를 살펴보자. KBL리그에서 쓰고 있는 공은 국내업체가 제조한 스타공이다. 국제대회에서 쓰는 볼은 일본 몰텐사에서 만든 몰텐공이다.

기본적으로 농구공은 무게 567g~650g, 둘레 75cm~78cm의 규격만을 충족하면 된다. 1.8m에 떨어뜨려서 1.2m~1.4m까지 튀어오르는 탄성을 가져야 한다. 이 규격 범위 안에서 볼의 무게와 사이즈는 제조사가 임의로 정할 수 있다.

스타공은 무게 605g, 둘레 75cm, 몰텐공은 무게 600g, 74.9cm다. 지난 시즌 전까지 스타공은 더 무겁고 더 컸다. 그나마 줄인 것이 이 사이즈다.

여기에 몰텐공의 표면은 좀 더 미끄럽다. 또 패널(농구공을 이어붙여 구성하는 겉가죽)은 스타공이 8조각, 몰텐공이 12조각이다.

이 차이는 경기력에 큰 차이가 있다. 이번 대회 참가한 한 선수는 "좀 더 정확하게 슈팅을 해야 한다. 몰텐공의 반발력이 좋기 때문에 림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스타공에 비해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슈팅감각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슈터에게 이 감각은 매우 중요하다. 감각이 떨어질 경우 슈팅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떨어진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매우 섬세한 부분이다. '람보슈터'로 명성을 떨친 SK 문경은 감독은 "현역시절 오른손 중지손톱에 볼이 살짝 긁히는 감각을 느낄 때 슛 성공률이 가장 좋았다. 슈터는 특유의 감각으로 3점슛 성공률을 높힌다"고 했다.

스타볼로 6개월 가량 경기한 선수들이 1~2달 사이에 몰텐볼에 완벽하게 적응하기는 매우 어렵다.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볼을 교체하거나, 전지훈련 기간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KBL은 여기에 대해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국제대회 경향에 동 떨어진 KBL 판정

판정은 기준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이 기준은 시시각각 변한다. 농구 초창기 핸드체킹(수비를 위해 손을 쓰는 모든 행위)이나 몸싸움은 무조건 파울이었다.

그러나 프로스포츠의 형태를 띄면서 이 룰은 계속 변화해 왔다. 농구 팬은 코트 안에서의 치열한 몸싸움을 즐긴다. 때문에 몸싸움에 대한 허용범위는 매우 관대해졌다.

잡아채기나 다리걸기와 같은 고의적인 파울이 아닌 이상 웬만한 몸싸움에는 휘슬이 울리지 않는다. 특히 골밑은 전쟁터다. NBA도, 유럽리그도, 국제대회도 모두 똑같다.

그러나 KBL 리그는 유난히 민감하다. 심판마다 기준은 각각 다르지만, 몸싸움이 조금이라도 벌어지면 그대로 휘슬을 불어댄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큰 식스맨급 빅맨들에 대해서는 유난히 가혹하다.

3년 전이다. 한 남자프로농구 감독은 여자농구를 TV로 시청하다 "우리도 저렇게 해야하는데"라고 탄식했다. 치열한 몸싸움이 있었지만,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물론 WKBL 역시 판정에 대한 일관성이 없다. 흐름에 따른 보상판정도 많다. 그러나 여자농구의 경우 국제대회에서 몸싸움이 치열해 불리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여자대표팀의 강점 중 하나가 밀착수비였다.

한국은 이란에 졌다. 양동근은 "투지에서 패했다. 몸싸움은 습관의 문제인데 우리 선수들은 그런 습관이 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뛰어난 몸싸움 능력을 자랑하는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다.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길이 있다. 몸싸움을 허용하면 된다. 그러나 KBL은 숱한 지적에도 꿈쩍이지 않았다. 오히려 플레이오프에서 과격한 몸싸움이 난투극으로 연결, 선수들이 부상을 입자 "좀 더 엄격하게 파울을 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08~09시즌 KCC와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심판진들은 팔꿈치 가격이나 고의적인 파울에 대해서는 그냥 지나갔다. 그리고 정상적인 몸싸움에 휘슬을 불어댔다. 한 마디로 심판이 분위기에 압도당해 일관된 판정기준을 정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몸싸움을 허용하는가 싶더니, 경기를 치를수록 몸싸움에 대해 인색해졌다.

모 사무국장은 "국제대회에서 치열한 몸싸움은 허용하지만, 의도적인 반칙에 대해서는 정확히 짚는다. 우리 심판들의 역량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리그에 몸싸움을 허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심판들도 국제 흐름에 맞는 판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전지훈련은 1회성인가

국가대표 시스템을 보면 주먹구구식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지난 3년간 KCC의 양해를 얻어 숙소와 연습장을 쓸 수 있었다. 농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KCC 정상영 명예회장의 배려 덕분이었다. 하지만 국가대표 시스템이 특정 구단의 배려로 지속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 전에는 여관을 전전하면 이곳저곳을 유랑다녔다. 도저히 국가대표팀이라고 볼 수 없었다.

전임 전 육 총재 시절 야심차게 국가대표 부활의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LA 1, 2차 전지훈련을 다녀올 수 있었다. 그 전지훈련을 통해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에 대한 부족함과 함께 자신감을 동시에 찾았다. 문제는 이것이 1회성에 그쳤다는 점이다.

사실 중요한 것은 이런 시스템이 확립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매년 리투아니아로 국가대표 2진까지 전지훈련을 다니는 중국과 걸프컵 등 여러 대회를 통해 활발한 교류를 하는 중동팀들이다.

대만 대표팀의 경우에도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손발을 맞춘다.

그동안 한국농구 발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폐쇄성이었다. 최근 10년간 변변한 국제대회 한 번 개최하지 못했다. 대한농구협회는 무능했고, 한국농구연맹은 인색했다.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대비하기 위해 대표팀은 고작 상무, 국내 프로팀과의 경기가 전부였다. 매번 이런 식이다.

한 농구전문가는 "대표팀을 1, 2진으로 나눠 정기적으로 소집해야 한다. 그리고 1진은 프로리그가 끝나는 비 시즌 기간, 유망주를 중심으로 한 2진은 매년 일정기간동안 소집해 전지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맞추고, 기량을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제경쟁력을 강화를 위해서는 당연한 일. 그리고 충분히 실행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농구의 양대기구인 한국농구연맹과 대한농구협회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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