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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의 지평을 넓힌 박찬호 등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맹활약하던 시절, 많은 야구팬들의 시선이 메이저리그로 옮겨갔다. 이 시기에 한국야구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던 일본식 야구 용어들이 야구 종주국에서 사용 중인 단어로 대체됐다. 주로 오전 시대에 열리는 경기인데도 시청률이 높았다. 방송사 간 경쟁으로 중계권료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자국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너무 뛰어난 활약을 해도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스포트라이트와 관심이 메이저리그로 옮겨가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최근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다.
일본야구기구(NPB)가 민영 방송 후지TV의 재팬시리즈 취재패스를 몰 수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요코하마 베이스타즈가 26일 재팬시리즈를 시작해 진행 중인데 취재를 불허한다는 소식이다. 재팬시리즈는 소프트뱅크가 1~2차전에서 이겼고, 요코하마가 3차전을 잡았다.
후지TV는 오타니의 소속팀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벌이는 월드시리즈를 생중계 중이다. 관심도가 매우 높은 콘텐츠다. 서부와 동부를 대표하는 명문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가 무려 38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만났다. 양 팀에는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들이 즐비하다.
특히 일본인들의 관심이 뜨겁고 높을 수밖에 없다.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슈퍼스타' 오타니가 이적 첫해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진출 6년 만에 마침내 최고 무대에서 활약한다. '54홈런-59도루'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뒤흔든 오타니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를 거치면서 맹활약했다. 또 지난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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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TV는 26~27일 오전 9시 넘어 시작된 월드시리즈 1~2차전을 생중계했다. LA 다저스가 모두 잡은 경기다. 후지TV는 경기 당일 저녁 시간대에 월드시리즈 하이라이트를 편집해 내보냈다. TBS에서 재팬시리즈 1~2차전을 생중계하기 직전에 시작했다.
재팬시리즈에 관심이 집중돼야 하는데, 월드시리즈가 불쑥 끼어든 것이다. 더구나 녹화방송이 말이다. 물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후지TV가 재팬시리즈 생중계를 의식해 편성했다는 의심을 살만 하다. 높은 가격에 구매한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감안해 결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NPB 입장에선 용납하기 어려웠다. 팬들 사이에선 '꼭 재팬시리즈 경기 중에 월드시리즈 관련 프로그램을 틀어야 하나'라는 비판이 있다.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출전 중 월드시리즈가 아니었다면, 저녁 시간대 하이라이트 방송은 어려웠을 것이다.
한편에선 퍼시픽리그 1위 소프트뱅크와 센트럴리그 3위 요코하마의 매치업이 주목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소프트뱅크는 양 리그 최고 승류를 올린 최강 팀이다. 요코하마는 클라이맥스시리즈를 거쳐 재팬시리즈에 올랐다. 최고 인기팀인 2위 한신 타이거즈, 1위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차례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한쪽에선 프로그램 편성은 방송사 권한인데 NPB가 과도하게 반응했다고 얘기한다.
어쨌든 일본프로야구가 메이저리그, 오타니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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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