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눈 앞으로 다가온 V12. 하지만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이날 선발로 '대투수' 양현종을 선발 예고했다. 양현종은 지난 2차전에서 5⅓이닝 1자책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2009년과 2017년 각각 V10, V11을 일구는 데 일조했던 그가 안방 광주에서 다시금 피날레를 장식하는 임무를 띤다.
-휴식일은 어떻게 보냈다.
-광주에서 우승을 결정지을 기회가 왔다.
아직 경기가 남았다. 우승 여부는 경기를 끝내봐야 알 수 있다. 아직 방심할 단계는 아니다. 빨리 이기는 게 첫 번째 목적이었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우승하는 게 목표였다. 최선을 다해 임했다. 광주에서 치를 5차전을 잘 치른다면 뜻깊은 순간이 될 것 같다. 오늘만큼은 마지막, 뒤가 없는 생각으로 치르려 한다.
-최형우가 복귀했다.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했다. 조금이라도 안 좋다고 하면 쓰지 않으려 했다. 오전 체크 결과 출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본인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했을텐데, 이런 큰 경기에 가능하다는 사인을 낸 건 충분히 할 수 있기에 한 것일 것이다. 타순을 고민했는데 4번보다는 6번 자리가 변수가 있을 때 다른 선수를 활용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배치하게 됐다.
-윤영철도 불펜에서 나올 수 있나.
전원 대기다. 양현종이 초반에 안 좋다면 윤영철과 김도현을 가장 먼저 준비시키려 한다. 중후반에 필승조를 쓰려면 2~3이닝을 커버할 투수가 필요하다. 윤영철과 김도현 중 선택하려 한다.
-양현종이 6이닝 이상을 책임진다면 두 선수는 나오지 않는건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 전상현 곽도규가 어제 쉬었고, 정해영도 대기 중이다. 투구 수 면에서 큰 무리가 되는 일정은 아니다. 양현종이 정상적으로 던져 준다면 순리대로 풀리지 않을까 싶다.
-이창진이 선발 출전하는데.
최원준이 이승현의 공을 잘 쳤는데, 컨디션 상으로 보면 좌투수-좌타자보다는 컨디션이 좋은 이창진이 낫다고 봤다. 이승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최원준을 활용할 수 있다. 우타자 중엔 이창진이 컨디션 면에서 낫다고 봤다. 이승현의 투구를 보고 최원준의 기용 시점을 판단하려 한다.
-이우성의 선발 배경은.
이우성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수비보다 초반 공격이 굉장히 중요할거라 봤다. 변우혁을 초반에 넣으면 후반 찬스 때 수비 때문에 빼기가 어렵다. 타격 코치와 상의한 결과, 이우성을 먼저 쓰고 후반부 수비가 중요한 상황에 변우혁을 활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앞서는 타이밍에 변우혁을 내세워 수비를 강화하는 게 낫다고 봤다.
-올 시즌 성공 비결은.
선수 위주의 플레이가 옳다고 코치 시절부터 생각해왔고, 그대로 실행하려 했다. 이런 부분을 선수들이 잘 받아들여 올해 좋은 성적이 나왔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면 선수들이 활발하게 움직여줄 것으로 봤다. 그런 면이 잘 이뤄진 것 같다. 감독이 편안하게 해준다고 해서 선수들이 마냥 편하게 고민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이 추구하는 방향에서 준비를 잘 할 것이다. 지금의 야구관을 지키면서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 본다.
-타이거즈가 광주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게 1987년 단 한 번 뿐이다.
초등학교 1, 2학년 때부터 야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타이거즈가 얼마나 위대한 팀인지는 자라면서 지켜봐왔다. 광주에서 꼭 우승을 이루겠다는 목표 하에 타이거즈에서 14년 간 선수, 지도자로 뛰어왔다. 광주에서 한 번 밖에 없었던 우승 트로피를 꼭 들어올려 보고 싶었다. 2017년 우승 때도 광주에서 하고 싶었다. 5차전을 광주에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만큼 오늘 꼭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