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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도대체 얼마나 더웠길래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됐느냐고?
'그래도 야구는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문수구장으로 이동했다. 문수구장은 시 외곽에 위치했는데, 경기장이고 주차장이고 그늘을 찾아볼 수가 없는 구조다. 주차를 담당하는 관리 직원 얼굴에서 땀이 쏟아져 내리는 걸 보고 심상치 않다 생각했다. '이러다 정말 큰일나겠구나'라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울산 지역 날씨는 그 시간 섭씨 35도를 찍었다. 체감 온도는 더했다. 여기에 저녁이 된다 해도 예보는 계속 36도를 찍고 있었다. 여기에 문수구장은 인조잔디였다. 열을 머금은 잔디, 그 잔디가 다시 뿜어내는 열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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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염경엽 감독도 "이런 날씨에 인조잔디에서 야구를 하라는 건 죽으라는 것과 같다"며 취소 의견에 동의했다. 두 감독 모두 선수들 야외 훈련을 최소화시켰다. 훈련 효율이 전혀 있을 수 없는 날씨였다.
이날 경기감독관은 허삼영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었다. 경기감독관이 지열을 체크하기 위해 온도계를 들고 그라운드에 나온 모습도 처음이라 이채로웠다. 손바닥으로 땅을 짚어본 허 감독관은 화들짝 놀라 손을 뗐다. 온도계는 50도를 찍었다. 최대치가 50도여서 그 이상 못올라 간 것이지, 그보다 더 높은 온도일 게 뻔했다. 그리고 약 10분 후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KBO리그 역대 최초의 폭염 취소(1군 경기 기준)가 그렇게 확정됐다.
최소가 확정된 후 그라운드로 내려가봤다. 직접 잔디를 만져봤다. 엄청나게 뜨거웠다. 오후 5시가 넘어 조금 식었다는 걸 감안하면, 3시경에는 얼마나 더 뜨거웠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단순히 뜨겁고, 그렇지 않고를 떠나 인조잔디의 열이 다 빠지려면 날씨가 시원해진 상태에서 최소 1~2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경기는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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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역대 최초 사례를 만드는 건 어렵다.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KBO의 이번 결정은 과감했고, 옳은 선택이었다. 1년에 6경기밖에 치르지 못하는 울산시, 그리고 어쩌다 찾아온 직관 기회를 놓친 팬들, 구단 마케팅 담당자 등 아쉬운 사람도 많았겠지만 둑이 터진 후 막는 건 너무나 힘들다. 터지기 전에 예방 조치를 하는 게 현명했다.
울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